시선뉴스=조재휘 기자ㅣ한국 문학사의 대표적인 걸작으로 꼽히는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서울시 낙원구 행복동의 무허가 주택에 사는 난장이 가족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도시 빈민의 일상과 1970년대 빈부 격차를 적나라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연작 소설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조세희’ 작가가 지난 25일 지병으로 인해 향년 80세로 별세했다. 

‘조세희’ 작가는 대한민국의 소설가로 대표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있다. 이 작품을 통해 1970년대 한국 사회의 최대 과제였던 빈부와 노사의 대립을 극적으로 제시하고 연작 형식으로 소설 양식의 확대를 가능하게 하면서 이야기 형식의 긴장과 이완을 동시에 추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1942년 경기도 가평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와 경희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6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서 단편 <돛대 없는 장선(葬船)>이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했다. 하지만 등단을 하고 10여년 동안 소설 작품을 쓰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러다 1975년 <칼날>을 발표하며 다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76년 난장이 연작 <뫼비우스의 띠>, <우주여행> 등을 발표했으며 1978년 <클라인씨의 병>,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 <에필로그>를 이전의 난장이 연작과 함께 묶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문학과지성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대표작인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난장이네 가족을 통해 산업화의 그늘에 신음하는 도시 하층민의 삶을 그렸다.

서울시 낙원구 행복동 무허가 주택에 사는 난장이 가족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1970년대 빈부 격차와 사회적 갈등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재개발로 인해 행복동 판자촌에서 쫓겨나게 된 난장이 가족의 절망적인 현실은 우리 사회 불평등과 계급 갈등과 같은 병리적 세태를 환기했다.

이 소설은 출간 이후 최인훈의 소설 <광장>과 함께 젊은 층에도 널리 읽혔으며 2000년대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되기도 했다. 올해 7월까지 320쇄를 돌파한 이 책의 누적 발행 부수는 약 148만 부에 이른다. 고인의 다른 작품으로는 <시간여행>, <침묵의 뿌리>, <하얀 저고리>(미출간) 등이 있다.

<침묵의 뿌리>는 1979년에 일어난 사북사태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작품집으로, 이 땅을 지배하고 있는 경제 논리를 준엄하게 고발하면서 도시 빈민과 노동자들이 겪는 고통스러운 삶의 실체를 집요하게 추적해 가고 있다. 장편소설 <하얀 저고리>는 실학과 민란으로 이어지는 조선 후기와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 항쟁을 전후한 남한 현대사를 병렬시켜 역사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묻고 있는 작품이다.

지난 2008년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30주년을 맞아 그의 문학세계를 되짚어보는 의미로 동료와 후배 문인들의 글을 엮은 기념문집 <침묵과 사랑>이 출간된 바 있다. 1979년 난장이 연작으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조세희’. 빈민들의 삶을 그린 그의 이야기는 여전히 우리 삶의 현실을 비추며 대중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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