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조재휘 기자 / 디자인=이윤아Proㅣ요즘 이 드라마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매주 인기가 치솟고 있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시청률이 25%에 육박했으며 지난 18일 방송된 14회 시청률은 24.9%(비지상파 유료가구)로 집계됐다. 올해 시청률 20%를 넘은 미니시리즈는 <재벌집 막내아들>이 처음이며 드라마는 인생을 리셋시키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를 파고들며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매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는 <재벌집 막내아들>의 인기에는 어떤 남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은 순양그룹에 몸 바쳐 일하던 비서 윤현우(송중기 분)가 억울한 죽임을 당한 뒤 순양그룹 일가의 막내 진도준으로 다시 태어나 두 번째 인생을 맞는 이야기를 그린다. 판타지 회귀물로 죽었다가 되살아난 주인공이 앞서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삶을 재설계하는 서사가 특징이다.

고단한 삶을 살던 주인공이 인생 역전에 성공하는 판타지는 누구에게나 있는 욕망이란 점에서 인기가 높은 소재다. 요즘 대중들이 인생 리셋에 열광하는 이유도 있다.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의 정서가 깔려 좌절감에 젖어 있는 청춘들은 인생을 다시 시작해 승승장구하는 판타지 회귀물을 통해 욕망을 투영시킨다는 분석이다. 

극 중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 윤현우는 순양가 사람들을 위해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 변기를 고쳐달라는 사모님의 호출에 컵라면도 못 먹고 뛰어나가고, 난폭하게 난동을 부리는 부회장을 진정시키려다가 골프채에 맞아 얼굴을 다치기도 한다. 고졸 특채라는 출신이 발목을 잡아 승진은커녕 제대로 인정도 받지 못할 것 같던 윤현우는 회귀를 통해 단번에 권력의 정점에 올라선다.

할아버지에게 분당 땅 5만 평을 용돈으로 받아 20대 초반에 240억원대 자산가가 되고,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한 미국 업체에 과감하게 배팅해서 900% 수익률을 올린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에 대비해 전 재산을 달러로 바꿔 돈을 쓸어 담기까지 한다.

드라마의 인기 이유에는 재벌가 이야기에 근현대사를 녹여 현실과 판타지를 절묘하게 버무렸다는 점이다. 드라마는 노태우·김영삼·김대중 대통령 당선, KAL기 폭파 사건, 1997년 외환위기 등 1980∼1990년대 실제 일어난 굵직한 사건들을 다룬다. 반도체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밀고 나가는 순양그룹과 라이벌로 나오는 대영그룹은 각각 한국의 대기업 재벌 그룹 총수 일가를 연상하기도 한다.

허구적인 판타지에 현실감을 입혀 몰임감을 높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고 이병철 회장의 초밥 에피소드, 고 정주영 회장의 한복 사랑 등을 언급하며 <재벌집 막내아들> 등장인물들의 모티브가 된 재벌 총수를 추리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며 대중들은 실제 있었던 사건과 대조해보며 재미를 느끼고 있다.

여기에 배우들의 열연도 빠질 수가 없다. 배우 이성민은 디테일을 살린 사투리와 강렬한 눈빛 연기로 재계 1위 회사를 일궈낸 진양철 회장의 카리스마와 집념, 노욕 등을 설득력 있게 그리고 있다. 송중기 역시 극 중 이성민과 팽팽하게 대립하며 긴장감을 끌어올리는가 하면 때로는 멜로 눈빛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조연 배우들 역시 열연을 펼치며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진양철의 고명딸로 출연한 김신록은 감초 연기로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냈고, 순양가의 장손인 진성준 역의 김남희, 그의 배우자 모현민 역을 맡은 박지현 등도 제 몫을 톡톡히 해내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편성 전략 또한 드라마 인기에 영향을 미친 요인 중 하나이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기존 드라마 주 2회 편성 룰을 깨고 과감하게 주 3회 편성을 시도했다. OTT 등 신규 플랫폼에서는 주 1회부터 전 회차 공개 등 다양한 편성 방식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금, 토, 일 주 3회로 편성하는 초강수를 뒀고 OTT에 익숙해진 요즘 시청자들의 패턴을 읽으며 이 전략은 성공했다.

총 16부작으로 금·토·일 주 3회 편성된 <재벌집 막내아들>은 막바지로 달려가며 남은 회차 15·16회는 각각 토요일인 24일과 일요일인 25일 방송된다. <스카이 캐슬> 최고 시청률 23.8%를 뛰어넘으면서 JTBC 드라마 역대 시청률 순위 2위에 올라서며 매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1위는 <부부의 세계> 28.4%의 기록을 넘어설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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