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속담이 있다. 최근 일부 식품업체에서 눈 가리고 아웅 하듯 매우 얕은수로 소비자를 속이려 하는 전략이 성행하고 있어서 비판이 일고 있다. 고물가 현상에 소비자가 가격 인상에 민감하다보니 티 나지 않는 수법을 이용해 교묘하게 마진율을 올리고 있는 것. 이를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전략이라 부른다.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은 ‘줄어들다’라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상승’을 나타내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제품의 가격은 유지하는 대신 크기나 수량, 중량 등을 줄이거나 원산지 등 품질을 낮춰 사실상 값을 올리는 효과를 거두는 전략을 말한다. 영국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Pippa Malmgren, 1962~)이 만든 용어로, '패키지 다운사이징(package downsizing)'이라고도 한다.

소비자가 ‘가격’에 집중하는 사이 기업들은 교모하게 슈링크플레이션 감행한다. 고물가가 이어지는 사이 실제 몇몇 제품의 중량이 줄어들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달 15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오리온은 초콜릿 바 '핫브레이크'의 중량을 기존 50g에서 45g으로 5g 줄인 대신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다. 그리고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 9월 토핑 요구르트 '비요뜨' 용량을 기존 143g에서 138g으로 5g 줄였다. 농심 '양파링' 역시 84g에서 80g으로 4g 줄였지만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다. 이렇게 용량이 줄었지만 가격은 그대로인 탓에 소비자들은 사실상 가격 인상임에도 인지하기가 어렵다. 

한 때 많은 비판을 박았던 '질소 과자' ‘박스 과자’도 그 예가 될 수 있다. 과자가 부서지거나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과자 봉지에 채워 넣은 질소가 실제 들어있는 과자의 양보다 더 많거나, 불필요하게 박스 포장만 키우고 내용물은 줄여 논란이 되었던 바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만이라는 비판을 받지만 기업 측에서는 부득이한 전략이라는 입장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의 가격이 상승하게 된 경우 기업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기 보다는 그 대안으로 내용물을 축소시켜 생산 비용을 줄임으로써 소비자 저항을 줄이고 수익을 유지한다는 측면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가격이 같더라도 수랑과 중량이 줄어 중량당 가격이 상승하였으므로 결과적으로 제품의 가격이 인상된 것과 다름이 없어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소비자가 알아차리기 힘들다는 데에 문제점이 있다. 

사람들이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중량당 가격 상승을 유발하는 이른바 숨겨진 인플레이션 ‘슈링크플레이션’. 소비자들은 가격이 그대로이기 때문에 식품의 내용량을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변화를 인지하기 어렵다. 이에 소비자 단체들은 소비자들의 저항감을 줄이기 위해 식품의 용량은 조절하되 가격은 유지하는 전략을 펼치며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특히 슈링크플레이션의 문제는 식품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중량 변화 등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아 소비자들이 알아채기 어렵다고 꼬집는다. 관련 부처는 이를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심사와 시정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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