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조재휘 기자 / 디자인=이윤아Proㅣ지난 5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2022년 11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4,161억 달러로 한 달 전보다 20억 9,000만 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올해 9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 규모는 세계 9위를 기록했다.

‘외환보유고’는 중앙은행 및 외국 국립 은행 등에 예치된 외국 통화 예금을 말한다. 정부의 자산으로 달러, 유로, 엔화 등이 준비 통화로서 사용되며 미국 달러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이유는 가장 환금성이 좋은 기축통화이기 때문이다. 국제무역이나 외채의 상환으로 지불할 외환을 준비하고, 국내의 외환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각 국가는 외환 투기 및 경제적 충격으로부터 환율이 급격히 변동되는 것을 막기 위해 외화를 비축한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한국은행의 외자운용원에서 운용하고 있다. 주로 미국 국채 등의 안전자산에 직접 투자하고 있으며 일부 자산은 국내외 투자회사에 위탁하여 운용한다. 

지난 1997년 대한민국 외환 위기 당시 경상 수지가 악화되고, 금융 부실이 문제가 되면서 대외 신인도가 추락하게 되었다. 해외 투자자들은 원화를 기피하고, 달러를 사들였는데, 정부가 대규모의 외환을 매도하고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외환 보유고가 바닥이 나는 국가 부도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다. 

결국 한국 정부는 1997년 12월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과 구제금융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195억 달러, 세계은행(IBRD)과 아시아개발은행(ADB)으로부터 각각 70억 달러와 37억 달러를 지원받아 외환위기를 가까스로 넘겼으며 경제 위기를 극복하면서 꾸준히 외환 보유고를 늘려나갔다. 2018년 7월 외환보유고가 처음으로 4,0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2022년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4,161억 달러를 기록했다.

외환보유고의 적정수준은 각 나라의 환율제도, 자본자유화 및 경제발전 정도, 외채구조, 경상수지 사정, 국내금융기관의 대외차입능력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모든 국가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산정기준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금융기구나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산정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IMF도 외환보유액의 적정수준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각국의 특수사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외환보유고가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외환보유고는 일종의 국가 비상금고로 미국 국채에도 투자를 하며 잘못해서 손실이 나면 안 되기에 수익률보다는 안전 위주로 운용을 하고 있다. 전체적인 경제의 비효율적 투자를 야기할 수도 있는 만큼, 적절한 외환보유고가 얼마인가에 대한 논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은행이나 정부가 국제수지 불균형을 보전하거나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보유하고 있는 대외 지급준비자산 ‘외환보유고’.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가 한국이 다시 외환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외환보유고가 충분한 나라는 우리나라 말고 거의 없다고 말했다. 더 이상의 외환위기를 겪지 않도록 적절하게 조절하며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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