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란 그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중에서도 발달장애 아동을 둔 부모는 한꺼번에 수많은 문제에 봉착하곤 한다. 이때 많은 부모가 이 문제를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하기를 바라지만, 사실 발달장애는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오랜 기간 끈기와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더욱이 발달장애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나아지기 쉽지 않다. 발달장애 아동 부모의 적극적인 노력만큼이나 사회적인 배려, 지원 시스템이 모두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의학적 정보와 상담, 교육 기술 등의 환경이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발달장애 아동을 바라보는 시선도 과거에 비해서는 조금씩 바뀌어가는 추세다.

이에 관하여 화성시에서 슬기로운운동발달센터를 운영하는 이미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이미슬 대표
▲ 이미슬 대표

Q. 슬기로운운동발달센터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학교현장과 사설센터, 병원 부설센터 등 다양한 기관에서 근무하며 각각의 환경에서 느꼈던 아쉬움이 있었다. 학교현장에선 그룹수업을 기본으로 진행하다 보니 아이들 각각에 맞는 개별화 교육이 어려워 누군가는 함께 수업에 참여하고, 누군가는 다른 보조 선생님과 앉아있고, 누군가는 개별적으로 혼자 돌아다니는 등 수업환경에서 소외되는 아이들이 너무 안타까웠다.

사설센터나 병원 부설 발달센터의 경우 수업 하나하나가 센터의 수입원이기 때문에 수업-상담-수업-상담이 쉬는 시간 없이 반복됐다. 화장실도 갈 수 없을 정도로 빡빡한 일정 탓에 상담이 조금이라도 길어지면 다음 타임 아이는 기다리고, 현재 아동의 어머니는 질문을 더 하고 싶어 하는 조급한 상황에서 아쉬움을 느꼈다.

그런 현실적인 상황을 보완하여 나 스스로도 즐겁게 수업에 몰입하며 아이들에게 더 효과적인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무엇보다 선생님이랑 함께 뛰는 것이 즐거운 공간으로 만들고, 아이들 수업이든, 부모 상담이든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 본 센터를 설립하게 되었다.

Q. 슬기로운운동발달센터의 주 서비스를 소개해 주십시오.
A. 주요 대상은 발달장애나 정서장애, 행동장애를 가진 유아와 학령기 학생이다. 이밖에 개별화된 체육 프로그램을 필요로 하는 모든 영유아, 학령기 아동, 장애인, 성인 모든 분 역시 본 센터를 이용할 수 있다.

주요 프로그램으론 특수체육 프로그램과 심리운동, 재활운동이 있다. 특수체육의 경우 한 가지 종목에 국한되지 않고 대상에게 필요한 운동 기능, 체력, 규칙인지, 사회성 향상, 문제행동의 수정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심리운동의 경우 상담사가 아닌 아동이 수업의 중심이 되어 대상자가 관심 갖는 활동을 통해 대상자의 신체 경험을 확장해간다. 마지막으로 재활운동은 체형의 교정이나 재활을 중심으로 건강한 신체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Q. 슬기로운운동발달센터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우리 센터는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장애아동 학대 문제에 대비하여 모든 상담실 내에 CCTV가 설치되었고, 아이들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도록 시설을 준비하였다. 보통 30~40분 정도로 수업이 진행되는 타 기관과 비교해 슬기로운 운동발달센터는 수업시간을 45분으로 더 길게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 후 진행되는 10분의 상담시간에서는 그 날의 수업이 왜 필요했는지, 수업을 통해 대상자가 얻게 될 이익과 그날의 수업에서 어떤 활동이 잘되고, 어떤 활동을 어려워했는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하여 보다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설명해 드립니다. 그렇기에 학부모님들께서도 아이의 과정을 더 확실하게 파악하실 수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보건복지부의 발달재활서비스, 경기도 특수교육지원청의 꿈e든카드,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스포츠강좌이용권, 장애인스포츠강좌이용권. 이렇게 4가지 바우처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 그만큼 비용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자 강점이다.

▲ 내부 전경
▲ 내부 전경

Q.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다른 교육의 영역도 아이에 대한 파악이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우리 분야는 아이들이 자신의 의사표현과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감정표현 등이 언어소통으로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이의 모든 행동을 예민하게 관찰해야 하고 빠르게 아이의 기질이나, 성향, 특징,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무서워하는 것, 잘하는 것, 어려워하는 것 등을 파악해야 한다.

어른들의 관점과 상담사의 관점이 아닌 아이의 관점에서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로 인해 아이가 얻게 될 불이익과 새롭게 배우고 익혀야 할 교육의 방향을 찾는다. 아이가 세상을 더 윤택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거나, 아이가 어떤 행동을 보였을 때 왜 그런지 궁금해하지 않고,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내지 못하는 분은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이 슬기로운 운동발달센터의 교육방향이다.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상담사들은 아이들과 함께 늘 장거리 마라톤을 하는 느낌이다. 느린 아이들이기 때문에 하나, 하나의 성취를 이루어나가는 모든 과정에서 희로애락이 따르는데 그 모든 과정에서 보람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아이들의 발달을 이루어가는 모든 과정은 확실히 힘든 과정이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반드시 성장하기 때문이다. 물론 장애가 없는 아이들보다 조금은 미숙할지라도 아이들 개개인의 속도에 맞춰 분명 자라고 있고, 그 과정에 함께 하고 있다는 것, 그 성장의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하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특별히 노하우가 있기보다, 상담사의 입장에서 수업하면서 느꼈던 아쉬움과 불편함이 이곳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직은 센터가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앞으로 학부모님들과 더 소통하고, 계속해서 배우고 발전하려 한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지금은 다른 대단한 목표와 전망보다는 처음 센터를 시작할 때 마음 그대로 아이들이 즐겁게 신체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과거보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편견이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차별과 편견이 존재하고 있다. 아마도 다름을 인정하지 못해서일 것이다. 또한, 여전히 많은 분이 발달장애가 어떤 장애를 의미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분들은 실제로 발달장애인을 만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모를 수밖에 없기도 하다.

장애에 대한 인식이 없으신 분 중 말투가 어눌해서, 겉으로 보기에 남들과 많이 다른 외형이라서, 신체 조절이 수의적으로 조절되지 않는 등의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 아무것도 모른다는 쉬운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표현의 방식이 서툴러도, 외형적인 장애가 있어도 기쁨, 슬픔, 화남, 좋은, 싫은 모든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나아가 나를 좋아하는 사람인지, 싫어하는 사람인지 다 알기 때문에 똑같은 사람으로서 존중해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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