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박진아 기자 ㅣ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우려가 높아지는 데 대해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아마겟돈' 위험이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상원선거위원회 리셉션 행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두고 "그가 전술핵이나 생화학 무기를 언급할 때는 농담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염두, "케네디 전 대통령 때인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우리는 아마겟돈의 전망에 직면한 적이 없었다"며 "전술(핵)무기를 손쉽게 사용해 아마겟돈으로 끝맺지 않을 수 있는 능력 같은 것은 없다"고 언급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아마겟돈’이라는 강한 표현을 쓰며 핵전쟁 위험을 높게 평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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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겟돈은 선과 악의 세력이 싸우는 최후의 전쟁을 뜻한다. 아마겟돈은 기독교 용어로, 인류 종말을 초래할 정도의 대규모 전쟁을 가리킨다. 아마겟돈은 원래 히브리어의 그리스 음역으로 ‘므깃도의 산(언덕)’을 뜻한다. 므깃도는 팔레스타인 중부 에스드렐론 평야로 예루살렘 서북쪽에 있는 군사 전략지였다. 이스라엘 역사에서 수많은 전쟁이 치러진 곳이기도 하다. 신약성서의 요한계시록에서 므깃도의 산은 사탄과 하나님의 마지막 전쟁 장소로 묘사돼있다. 

또 일본에서는 신신종교가 서기 2000년경에 세계가 파국에 치닫는다는 종말론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으며, 직전에 아마겟돈 전쟁이 있을 것이라고 예언했다. 사도 요한은 계시록에서 아마겟돈을 인류 최후의 대 격전장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미국 과학자 연맹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약 6000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2000발 가량이 전술핵으로 평가되고 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지는 전술핵탄두의 위력은 100㏏ 이하로 알려져 있는데, 1㏏은 TNT(강력 폭약) 1000t의 위력이다.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은 15㏏이었고 20만명이 사망했다. 전술 핵무기는 히로시마 폭탄보다 몇 배나 더 강력한 위력을 가지고 있어 더 위험하다는 평가다. 

미국의 베트남전 패배, 소련의 아프가니스탄전 패배 당시에도 두 초강대국이 전술핵무기 사용을 검토한 흔적은 없었다. 국제적으로 핵무기 사용은 1945년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자 폭탄 투하 이후 금기시되어 왔다. 그런데 푸틴이 77년간 유지되어온 핵무기 사용 금기를 깰 수 있다는 엄포를 놓고 있는 것. 현재 서구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이미 우크라이나 전선에 다양한 종류의 전술핵무기를 배치해놓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마겟돈”이라고 말하며 핵전쟁 위협을 언급한 가운데 백악관은 수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백악관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징후가 추가로 포착된 정황은 없다”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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