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는데 몇 년 걸리나? ‘PIR’ 지수 둘러싼 입장 차이 뚜렷 [지식용어]
집 사는데 몇 년 걸리나? ‘PIR’ 지수 둘러싼 입장 차이 뚜렷 [지식용어]
  • 보도본부 | 심재민 기자
  • 승인 2022.10.17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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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윤아Pro]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 집을 구하는 과정에 있어서 ‘억’소리가 우습게 오가지만 실상 일반 직장인 기준으로는 수십년을 모아도 될까 말까 한 금액이다. 일부 지역의 경우 일반 직장인들은 평생 일만하면서 안 쓰고 모아도 근접하지 못할 만큼 비싼 금액이라 자괴감마저 든다고 토로하는 이들도 많다. 이는 우려가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이다. KB국민은행 조사 기준으로 PIR이 최근 5년 사이 12에서 18로 뛰었기 때문이다. 

PIR(price to income ratio, 소득 대비 집값 비율)은 가구소득수준을 반영해 주택가격의 적정성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지수로, 연평균소득을 반영한 특정 지역 또는 국가 평균수준의 주택을 구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즉 PIR은 주택 구매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집값 상승이나 하락세를 가늠할 때 소득 수준의 변화를 함께 고려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PIR 산출방식은 주택가격에서 가구소득을 나누면 되는데, 예를 들어 PIR이 10이라는 것은 10년 동안의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두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PIR 비율이 증가할수록 가구의 내 집 마련 기간은 길어진다.

이에 빗대어보면 PIR 18 지수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30년치 연봉을 평생 소득이라고 본다면 절반이 넘는 18년을 쓰지 않고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는 것이다. 불과 5년 전 12년치를 주거비로 떼어 놓던 가구가 이제는 6년 치를 더 떼어놔야 집값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그것도 중위소득 기준으로 말이다. 

최근에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PIR 발언이 논란을 사기도 했다. 원 장관은 집값의 적정가를 판단하는 기본적인 요소가 PIR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서울의 경우 현재 18로 너무 높고 10이나 많아도 12 수준이 적정하기 때문에 일정한 수준의 집값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여기서 PIR이 18에서 10~12이 되려면 지금보다 집값이 30~40% 더 내려가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면서 논란이 된 것. 지난해 10억원에 내 집을 마련했다면 6억~7억원까지 떨어져야 한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원 장관의 발언에 시장은 정부가 집값을 2017년 수준으로 돌리겠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였던 2017년 6월 서울 아파트 PIR이 12이기 때문. 이에 '국토부 장관이 집값 폭락을 주문한다, 반시장적인 발언을 통해 시장에 개입한다' 등의 비판이 나왔다. 특히 급등하는 집값에 놀라 뒤늦게 집을 산 20·30세대들의 충격이 컸다. 금리 급등으로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영끌족에게 더욱 더 충격적인 소리로 들렸을 것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원 장관의 발언을 두둔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현재 높은 집값에 대한 원론적인 이야기일 수 있다는 것이다. 18년 동안의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두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을 정도의 현재 서울의 집값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소득 대비 집값 비율을 나타내는 PIR. 이제 집값이 마냥 떨어지길 기대하기도 마냥 오르길 기대하기도 어려운 시점에 와버렸다. 집을 소유했는가 못했는가에 따라 180도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갈등과 찬반 여론도 많은 상황. 적정한 집값, 그리고 PIR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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