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이윤아Pro]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점점 격화되는 양상이다. 러시아가 ‘크림대교(크름대교)’ 폭발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해 전방위적인 보복성 공격을 감행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최악의 확전 기로로 치닫고 있다. 도시 주요 곳곳이 미사일 공습을 받자 우크라이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복수를 다짐했다.

‘크림대교(크름대교)’는 케르치해협을 건너 러시아 본토의 타만반도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다리로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의 상징물이다. 러시아가 2014년 당시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병합한 후 건설에 나서 2018년 5월 개통했다. 케르치해협 위에 건설되어 케르치대교라고도 불리며 복선 철도교와 왕복 4차선 도로교로 이루어져 있고 철도교가 18.1km, 도로교가 16.9km이다.

이는 유럽에서 가장 긴 교량이며 러시아는 이 다리를 짓기 위해 건설비 수조원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림대교는 러시아 본토와 안전후방으로 간주되는 크림반도를 잇는 핵심 보급로로서 러시아에 전술적, 경제적 가치가 매우 크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8일, 크림대교에서는 트럭 폭탄이 터지고 철도로 운송되던 유조차에 불이 옮겨붙어 폭발해 다리 일부가 붕괴했다. 러시아와 교전 중인 우크라이나 측이 이번 사건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연관이 있음을 시사하는 듯한 메시지를 사건 직후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러시아 정부 기관인 ‘국가 반(反)테러 위원회’를 인용해 이 다리의 자동차 통행 부분을 지나던 트럭에 실린 폭탄이 폭발했다는 발표를 전했다. 이로 인해 이 다리의 철도 통행 부분에서는 석유를 싣고 철도편으로 크림반도로 향하던 유조차 중 7량에 불이 옮겨붙었다는 것이 러시아 당국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크림반도에 군수물자 등을 공급하려는 러시아 측 계획에 당분간 차질이 있을 것으로 관측되며 푸틴 대통령으로선 큰 타격을 입은 셈이 됐다.

크림대교 폭발 이틀만인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에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미사일 공습으로 추정되는 큰 폭발이 여러 차례 일어나 사상자가 나왔다. 이번 공습으로 우크라이나의 재반격이 예상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어 우크라이나 주변의 긴장도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서방 진영에서는 즉각 러시아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그러나 크림대교 폭발에 자극을 받은 러시아는 이처럼 인근 국가 반발까지 무릅쓰며 전격적으로 보복타격을 감행함과 동시에 우군 결집 총력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정례 대국민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위협에 맞선 단결을 다짐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자존심으로 여겨지는 ‘크림대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크림대교는 러시아 연방의 병력과 장비가 우크라이나 남부로 이동하는 주요 통로로 기능하고 있다. 자존심 싸움을 하며 전쟁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루빨리 종결의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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