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지난 3일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벙커유’ 폐유로 추정되는 해양오염이 발생해 해경과 관계기관이 8시간여 동안 긴급 방제작업을 벌였다. 여수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9분께 여수시 장군도와 여수해양조선소 사이 해상에서 검은 무지갯빛 기름띠가 보인다는 목격자 신고가 접수됐다. 해경은 현장에서 검은 유막이 5~6㎞ 해상에 걸쳐 넓게 분포된 것을 확인하고 긴급 방제를 진행했다.

정확한 벙커유 유출량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방제를 위해 사용한 흡착포 등 폐기물 2.4t이 수거됐다. 해양 오염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아직 접수되지 않았고, 해경은 대형 선박 등에서 사용하는 중질성 폐유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오염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 중이다.

이번 해양오염의 주인공인 포괄적으로 ‘중유’로 일컬어지는 벙커유란, 원유로부터 LPG ·가솔린 ·등유 ·경유 등을 증류하고 남은 기름을 말한다. 주로 디젤기관이나 보일러 가열용, 화력발전용으로 사용되는 석유로, 중유가 포괄적 의미로 더욱 적합하나 보통 선박용 연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벙커유’라 불린다.

여수해경 제공
여수해경 제공

중유는 총 원유 부피에서 약 30~50% 정도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중유의 품질은 비중이나 점도 등에 따라 A중유 ·B중유 ·C중유의 세 종류로 나뉜다. A중유는 중질경유, C중유는 원유의 잔유를 주성분으로 한다. 그리고 B중유는 그 중간에 해당한다. 중유는 연료는 물론 윤활유의 원료, 도시가스 원료 및 석유 코크스의 원료 등으로도 사용된다. 그밖에 공업용 암모니아나 수소를 만들 때 원료로 쓰이고 있다.

이 중 벙커오일, 벙커유로 불리는 C중유는 선박의 추진기관과 발전기용으로 사용된다. 시동용으로 A 중유도 소량 사용되고 있지만 대부분은 C 중유가 사용된다. A, B, C 순서에 따라 점도가 점점 높아지고 유황분도 많아지는데, 따라서 C중유는 도시공해 등의 문제 때문에 유황 함유량을 제한하고 있다.

중유는 몇 가지 장단점이 있다. 먼저 등유나 경유에 비해 증발하기 어려워 쉽게 연소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중유를 공기 중에 방울방울로 퍼지게 하여 공기와 잘 섞이도록 한 다음에 연소를 시킨다. 또한 중유는 디젤기관의 연료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이때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성분에 따라 엔진이 마모되거나 침전물이 생겨 펌프나 노즐, 분무구멍을 막히게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점 이면에 장점도 명확하다. 우선 연소에 필요한 공기량이 석탄보다 적어 열손실이 적으며 발열량이 석탄에 비해 약 2배에 달하는 등 열효율이 뛰어나다. 그리고 연소 때 재가 없으며 불을 붙이거나 불을 끄는 것도 간단하고 수송하거나 저장하기에도 용이하며 가격도 상대적으로 착한 편이다. 특히 액체연료이기 때문에 양을 조절하기도 쉬워 석탄을 대체하면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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