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이윤아Pro] 가을이 되면 샛노란 잎으로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가로수로 많이 볼 수 있는 은행나무. 병충해에 강해 가로수로 많이 심지만 가을철 도로 위로 떨어진 은행 열매는 도심 미관을 저해하고 악취를 발생시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가을철 악취로 시민들을 불편하게 하는 이 은행나무가 꼭 없어져야만 하는지 은행나무에 대한 진실 혹은 거짓에 대해 알아보자.

은행나무는 동아시아 원산의 나무로 특유의 노란색 은행나무 단풍은 동아시아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잎은 부채 모양이며, 여름에는 흐린 회녹색에서 황록색을 띠다가 가을에는 황금색으로 바뀐다. 국내에서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11월 초순쯤 절정을 이룬다. 11월 중순쯤 바닥에 은행잎들이 떨어지며 길을 노랗게 물들인다. 

그럼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많이 심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만큼 은행나무가 추위나 더위에도 끄떡없고 병충해에 강하며 공해가 심한 지역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등 여러 장점이 있어 가로수로 많이 쓰인다. 은행나무 외에 플라타너스를 가로수로도 많이 심기는 하지만 냄새가 덜 난다는 장점 대신 벌레가 들끓어 피해를 호소하는 지역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면 은행이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은행은 열매가 아닌 씨앗이기 때문이다. 씨앗이 파괴되면 번식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은행은 해로운 곤충과 여러 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종족을 퍼뜨리기 위한 수단으로 악취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은행의 냄새는 해충을 쫓는데 효과가 있으며 인간 외에는 은행을 직접 먹는 동물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 은행나무 열매는 어떤 효능이 있길래 인간은 은행을 먹는 걸까. 은행나무는 영양학적으로도 가치가 높아 예로부터 잎과 열매 등 한방과 민간요법에서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는 약재로 쓰였다. 

특히 열매는 징코플라본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혈액순환을 촉진하며 혈전을 없애주어 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다. 그리고 은행에는 항산화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체내 활성산소를 억제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면역력을 높여주어 각종 질환을 예방하고 항암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길거리에 떨어진 은행을 주워 먹어도 문제가 없을까. 은행이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등 몸에 좋다고 알려졌지만 길가에 떨어진 은행나무 열매에는 중금속 함유량이 높아 주워서 바로 먹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독성물질이 함유돼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익혀서 적당량을 먹어야 하며 섭취할 때는 성인의 경우 10알 미만, 어린이는 2~3알 미만 섭취해야 한다.

예부터 은행나무 열매를 간식으로 많이 즐겨 길가에 떨어진 은행을 많이 주워가는데 이런 행위는 불법일까. 실제로 길가에 떨어진 은행나무 열매를 함부로 주우면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가로수는 나무를 구입해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소유이기에 절도죄가 성립할 수 있다.

또한 지자체마다 방침을 세워 은행 채취 행위를 제재하고 있어 채취를 허용하는 곳도 있으니 사전에 지자체에 잘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지자체 관리 영역이 아닌 다른 사유지에서 채취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고 억지로 흔들면서 가로수를 훼손하면 처벌 대상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길가에서 은행나무의 고약한 냄새가 나는 시즌이 돌아왔다. 전국적으로도 은행 열매 악취를 막기 위해 수나무로 교체하거나 은행 열매 수거망을 설치하는 등 가을 악취 폭탄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많은 이점을 주는 은행나무지만, 악취로 미움을 받는 일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모든 사실을 알고서도, 현실의 악취 폭탄을 견디기 힘든 것은 필자 뿐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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