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안군 혁신전략담당관 인구청년 담당 오기택 주무관(좌) >

인구절벽이 심한 사회현상은 군소 지자체에서 더욱 여실히 드러난다. 각 지자체는 인구유입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준비하고, 유입된 인구의 경제활동이나 평균 연령을 낮추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함안군이 청년창업가를 양성하기 위한 함안청년센터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어 함안군 혁신전략담당관 인구청년 담당 오기택 주무관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부서 업무에 대해 소개해달라

혁신전략담당관이라는 부서이며 현 부서에서 2021년 1월부터 근무 중이다. 군정운영과 주민지원을 위해 혁신과 전략을 위해 만든 부서로써 5개의 세부 담당이 있고, 그 중 인구청년담당(계)에서 청년업무를 맡고 있다. 함안군 ‘청년’과 관련된 업무 중 일자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무를 진행한다. 청년을 위한 복지, 문화, 참여, 활동촉진, 권리보호, 능력개발 등이 있다. 대부분의 사업이 가능하도록 추진한 사업이 ‘함안군 청년친화도시 조성 사업’이 있다.

Q. 청년인구 유출 속에서도 함안에서 태어나 다시 돌아왔다. 계기가 있는지

대학 전공은 보건계열 임상병리사였다. 서울에서 근무하다 내려와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함안에 나고 자란 청년으로 병원근무 때문에 잠시 서울에서 지냈지만 평생 살 계획은 원래부터 없었다. 병원을 그만두고 함안에 돌아와서 힘들게 농사짓고 살고 계신 부모님을 보면서 더욱 이곳에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별한 계기는 없지만, 이왕 함안에서 산다면 함안을 위한 일을 하고 싶었다.

Q. 업무 중 기억에 남는 일이 있는지

첫 발령 때 총무담당에 배치되어 민방위 업무와 주로 기초생활 수급자 및 국가유공자인 소외계층에게 종량제봉투를 배부하는 일을 맡았다. 낯선 업무 환경과 업무에 시달리던 시기였는데, 봉투 낱장을 세어서 배부하며 어떤 분한테는 한 장이 더 가고, 반대로 어떤 분한테는 한 장을 덜 나눠주는 일도 있었다. 급기야 실제 배부한 내용과 서류상 맞게 만든 장부와 기준에 맞게 배부 했다고 거짓으로 작성하는 장부를 각각 만들게 됐다. 떳떳하게 일을 할 수 없었다. 바로 위 선배에게 물어서 결국 해결 하기는 했는데, 월 단위로 수량 점검해서 차이가 나는 만큼 마트에서 다시 구매해 부족한 물량을 채워 넣었다. 문제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업무를 하면서 내 마음속에 떳떳하지 못함이 생겼다. 그 마음이 더 비참하게 했다. 

Q. 함안 청년들이 지역에서 어떤 삶을 살길 바라는지

위 일과 연관되는데, 종량제봉투를 나눠주면서 정해진 양보다 많이 달라는 억지를 쓰는 할머니들이 있었다. 설명을 해도 막무가내였고 끝내 나도 소리를 치고 말았다.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린다며 같이 언성을 높인 게 잘못이었다. 이후 나만의 만트라로 만든 것이 ‘퇴직하는 그 날 까지 10원어치의 사명감은 갖고 살자’이다. 할머니께 무례한 행동을 한 이후 나름의 죄책감을 씻어 보고자 9년 째 매월 3만원씩 지정기부금도 내고 있다. 매월 기부하는 작은 성의로 그 날을 잊으려 한다. 청년들도 그리 살았으면 좋겠다. 마음속 중심을 잡고,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Q. 초임 공무원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지방직 공무원으로 신규 임용되면 업무를 배우고 익혀가는 6개월 간 시보기간이 있다. 시보는 공무원이 아니라고 한다. 책임을 질 만한 업무도 없을뿐더러 맡기지도 않는다. 이 기간을 허투루 사용하지 말고 발령을 받은 소속 업무를 익히고 배우는데 투자하길 바란다. 특히 음주운전이나 본인의 과실로 임용이 취소될 수 있으므로 시보기간에는 시키는 일 잘 하며 일상에서도 행동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Q. 향후 어떤 평가를 받는 공직자가 되고 싶은지

초등학교 시절 감명 깊게 본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보고 난 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주변을 바꾸려 하지 않고 내가 할 일을 열심히 하는 청년, ‘할 수 있는 일에 전념하는 순수한 청년’이라는 감명을 받았다. 이 영화의 주인공과 같이 일에 전념하는 순수한 공직자가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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