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 소비가 늘며 전 국민 영양 상태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가구당 식료품비에서 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26.4%에서 2020년에는 30.2%로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신선식품비의 비중은 27.1%에서 26%로 감소한 양상을 보였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도 과일·채소를 하루에 500g 이상 섭취하는 사람의 비율이 2010년 37.8%에서 코로나 발병 이후인 2020년에는 26.2%로 급감해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코로나 블루’를 떨쳐내기 위해 단맛(Sweet), 매운맛(Spicy), 짠맛(Salty)으로 이뤄진 ‘3S 푸드’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열량은 필요 이상 섭취하고 꼭 필요한 영양소의 섭취량은 충족하지 못하는 영양 불균형 문제가 심각해진 것이다.

이처럼 현대인의 식생활 불균형 문제가 이어지자 의식적으로 신선한 과일을 챙겨 먹는 ‘프루틴(fruit + routine)’이 새로운 건강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상큼 달콤한 맛으로 영양 섭취와 기분 전환을 동시에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매일 반복하는 습관을 통한 자기관리를 실천할 수 있어서다. 매일 아침 좋아하는 과일을 챙겨 먹거나, 오후에 군것질 대신 과일을 간식으로 먹는 식이다.

‘프루틴’ 실천용 과일로는 손질이 까다롭지 않은 작은 크기의 과일이 제격이다. 껍질을 깎아야 하거나 잘라 먹는 수고로움을 덜어 ‘과일 섭취’를 일상의 루틴으로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일상에서 간편하고 맛있게 ‘프루틴’을 챙길 수 있는 과일을 소개한다.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에 비타민C 등 영양소가 풍부한 키위는 온 가족에게 사랑받는 과일이다. 껍질을 깔 필요 없이 반으로 잘라 숟가락으로 떠서 먹을 수 있어 편리하고, 후숙 과일이라 보관 기한도 다른 과일에 비해 길다.

특히 황금빛 과육의 ‘썬골드키위’는 100g당 152mg의 비타민C가 들어있어 한 개만 먹어도 성인 기준 일일 권장량(100g) 이상을 섭취할 수 있다. 썬골드키위 속 비타민C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만드는 백혈구 세포의 기능을 강화해 면역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4주간 매일 제스프리 썬골드키위를 2개씩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면역 기능에 직접 관여하는 ‘호중성 백혈구’의 기능이 향상됐다. 또 매일 썬골드키위 2개를 매일 먹은 사람은 전반적인 정신적 피로감이 개선되어 활기와 기분 상태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키위는 100g당 2.3g의 풍부한 식이섬유와 식물성 영양소인 ‘폴리페놀’이 들어있어 소화기 건강과 변비 개선에 도움을 준다. 그린키위 속 식이섬유는 변을 부드럽게 만들어 쉽게 배출해주며, 폴리페놀과 함께 장에서 유산균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 역할을 한다. 이는 우리 몸에 좋은 유익균 성장을 촉진하고 건강한 장내 환경을 조성해준다. 이 밖에도 그린키위는 천연 단백질 분해효소인 ‘액티니딘’이 들어있어 고기, 콩 등 단백질을 쉽게 소화할 수 있도록 해주고, ‘포드맵’ 성분이 적어 복부 팽만, 소화불량 등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체리는 껍질 그대로 먹을 수 있는 간편함이 강점인 과일이다. 체리의 진한 붉은 색상에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과 케르세틴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체내 세포를 보호하고 항염증, 항노화, 항바이러스에 유효하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체리의 멜라토닌 성분은 우리 몸의 생체 리듬을 조절하며 깊은 수면으로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숙면을 위해서라면 저녁 식사 후에 체리를 먹는 루틴을 만드는 것이 좋다.

블루베리는 냉동으로 먹거나 간단한 레시피를 통해 집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요거트 제품과 곁들여 먹거나 물엿과 설탕을 넣고 졸여 잼으로 만들어 활용하기에도 좋다. 블루베리에 많은 안토시아닌 성분은 눈의 피로와 뻑뻑한 느낌을 덜어주고 야맹증 예방과 초기 근시 완화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안구 망막에 있는 로돕신의 재합성을 도와 시력 감퇴를 예방해준다. 실제로 블루베리를 하루 약 40g(20~30알)씩 3개월 이상 먹으면 시력 개선 및 감퇴 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껍질에 안토시아닌과 비타민 등의 주요성분이 많으므로 껍질째 먹는 게 좋다.

씻지 않아도 되고 칼을 사용하지 않아도 먹을 수 있는 바나나는 훌륭한 식사 대용 먹거리로 사랑받고 있다. 요즘엔 낱개로 포장된 바나나를 마트, 편의점, 카페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어 더욱 친숙한 과일이 됐다. 바나나에 포함된 양질의 탄수화물은 운동 전후에 피로를 풀어주고, 땀을 흘려 고갈된 몸속 칼로리를 빠르게 보충해준다. 또 바나나 속 칼륨은 근육 경련과 현기증을 막아줘 부상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어 많은 운동인이 바나나 섭취를 일상 루틴으로 삼고 있다. 칼륨과 마그네슘이 풍부한 바나나는 좋은 숙취 해소 식품이기도 하다. 숙취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탈수 현상과 칼륨 결핍인데, 바나나 1개에는 보통 450mg의 칼륨이 포함되어 있어 칼륨 결핍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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