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여성가족부가 폐지하기로 '버터나이프크루' 사업에 대한 여야 공방이 뜨겁다. 버터나이프크루는 여성가족부의 청년 성평등 문화추진단으로, 청년 스스로 성평등한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고민하고 제안하는 모둠이다.

버터나이프크루는 버터와 나이프, 크루가 합쳐진 말로 먼저 버터는 갓 구운 빵에 덩어리째 발라먹는 버터처럼 사소하고 일상적이지만 확실한 행복, 즉 일상의 기쁨이자 사회적 자원을 상징한다. 그리고 나이프는 참여를 통해 자신의 삶에 버터 한 덩어리를 얹어 행복한 오늘을 맞이할 수 있다는 의미로 기쁨을 나누어 주는 도구를 상징한다.

* 참고 이미지 [사진 / 픽사베이]

2019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버터나이프크루는 성평등한 미래를 만드는 데 관심 있는 2030 세대 청년 3명 이상이 팀을 이뤄 여가부의 사업비를 지원을 받아 연구와 캠페인, 콘텐츠 제작 활동을 하는 조직이다.

버터나이프크루 4기는 지난 6월 30일 출범했으나,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를 두고 "페미니즘에 경도됐다"고 지적한 직후인 7월 5일 여가부는 돌연 사업 전면 재검토에 나섰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지난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 출석해 "버터나이프크루 참여 남성들이 거의 없고, 사업 70% 이상이 여성 중심"이라며 전면 재검토 이유를 밝혔다. 4기 사업 신청 인원은 여성 104명·남성 9명, 선발 인원은 여성 55명·남성 8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청년 성평등 문화 추진단 '버터나이프크루'를 폐지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지시로 이뤄진 결정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 출석해 "(여가부의) 새로운 목표에서 젠더갈등 해소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이 사업이 적절한지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폐지된 상태는 아니지만 폐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권 원내대표의 지시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여성가족부의 청년 성평등 문화추진단 '버터나이프크루'에 참여 예정이던 청년들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여가부에 사업을 정상화하고 일방적인 사업 폐지 결정을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올해 버터나이프크루 4기에 선정됐던 16개 단체 청년들로 구성된 버터나이프크루 정상화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지난 2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 취소 과정에서 청년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과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지웠다"며 "정부 부처에서 이렇게 쉽게 청년의 목소리를 삭제할 수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고 두렵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버터나이프크루 사업은 성평등한 사회를 향한 다양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며 버터나이프크루 사업 정상화, 사업폐지 결정 사과, 성평등 주무부처로서 청년성평등정책 강화 등을 요구했다.

버터나이프크루 사업 수행기관인 사회적협동조합 빠띠는 "(버터나이프크루는) 국회 예산 심의, 장관 결재, 참가팀 선정과 출범식까지 마친 사업인데도 여가부 장관은 일방적으로 중단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빠띠는 "게다가 여가부 장관은 빠띠가 먼저 사업 중단 통보를 했다고 사실관계를 왜곡하면서 본질을 흐리고 부처 수장으로서 기본적인 책임조차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버터나이프크루에 대한 정치권의 공방도 뜨겁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지난 18일 전체회의에서는 여성가족부가 폐지하기로 한 청년 성평등 문화 추진단 '버터나이프크루' 사업에 대한 여야 공방이 벌어졌다.

먼저 국민의힘 의원들은 버터나이프크루 사업이 여성을 주제로 한 과제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참여 인원 또한 여성에 경도돼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414명이 (사업에) 참가했는데 이 가운데 남성이 10.9%에 불과하고, 양성평등 효과가 없다면 사업을 재검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은 김현숙 여가부 장관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의 지시로 버터나이프크루를 폐지하는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버터나이프크루가 페미니즘에 경도됐다며 버터나이프크루 같은 사업에 3년간 혈세가 들어갔다는 게 개탄할 일이라는 글을 적은 바 있다. 이후 여가부가 버터나이프크루 사업을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야권은 김 장관이 권 원내대표의 지시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공세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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