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전국을 누비며 시도지사 및 2030 당원 등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새벽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아 잠행에 돌입했지만 닷새 만에 잠행을 깨며 최근 당원과 소통을 앞세워 정치적 활로를 찾아가고 있다. 징계로 직무 정지를 당한 이후 어떤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지 살펴보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 징계로 직무 정지 결정이 나온 지난 8일부터 닷새째 잠행을 이어가던 이 대표가 광주 무등산 방문 사실을 13일 공개했다. 이날 SNS에 무등산 등반 사진과 함께 “정초에 왔던 무등산, 여름에 다시 한번 꼭 와봐야겠다고 얘기했었다. 원래 7월에는 광주에 했던 약속들을 풀어내려고 차근차근 준비 중이었는데 광주시민들께 죄송하다. 조금 늦어질 뿐 잊지 않겠다”고 썼다.

이 대표가 징계 기간 무등산을 찾은 사실을 일부러 공개한 것은 2030 세대와 함께 본인이 선거 기간 공언한 호남 공략, 이른바 서진(西進) 정책을 상기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잠행 기간 제주와 목포 등도 거쳐 간 그는 전날 밤에는 광주 시내에서 청년 당원들과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예고 없이 광주 시내에서 청년 당원들과 만남을 가졌다. 이날 SNS 글은 이같은 깜짝 만남을 이어가면서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청년층 지지세를 과시, 본격적인 장외전을 이어가겠단 뜻으로 읽힌다. 이 역시 자신의 최대 지지층이자 당 대표가 될 수 있었던 기반인 2030 남성을 중심으로 한 청년 지지세를 과시하려는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징계 결정 이후인 지난 8일과 11일 두 차례 SNS에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14일에는 ‘해당 지역을 방문할 때 먼저 연락하겠다’며 SNS에 만남 신청서를 게시했다. 이후 그는 17일 오후 자신의 SNS에 부산 광안리 수변공원에서 무려 4시간이 넘게 신청서를 제출한 당원들과 각자 가져온 음식을 먹으며 정치와 정당에 대해 토론하고 이야기했다고 적었다. 공개한 사진에는 이 대표가 공원 내에 돗자리를 펼쳐 놓고 앉아 청년 당원들과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면서 다음 행선지는 강원도라고 밝혔고 이 대표는 19일 강원도 춘천을 찾았다. 이날 오후 춘천 명동의 한 닭갈비 식당에서 청년 당원들과 함께 대화를 나눴고 이어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만찬 회동을 가졌다. 20일에는 원주를 찾아 당원 간담회를 이어 가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일정이 언론에 보도되자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 대표가 21일 전북 지역을 찾아 지지자들을 만난 모습이 22일 공개됐다.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전국에서 당원 및 지지자들과 만나고 있는 이 대표가 전북 전주시에서 소화한 일정을 지역언론인 JTV가 이 대표의 모습을 촬영해 공개했다. 유튜브에 실린 10분여 분량의 영상에서 이 대표는 전북대 인근 분식점에서 대부분 청년으로 구성된 당원·지지자들과 떡볶이 등으로 식사를 함께했다.

22일에는 전라남도 진도를 찾은 모습도 공개됐다. 이날 이 대표는 SNS에 진도 군민들과 함께 야외 버스킹 행사장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올렸다. 그는 박상철의 ‘무조건’, 송대관의 ‘네 박자’ 등을 진도군민들 앞에서 부르며 시간을 보냈다.

전국 순회를 이어가며 지난 13일에 이어 23일에는 두 번째로 광주를 찾았다.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공원에서 당원·지지자들과 만났고 오후 6시쯤 시작된 모임에는 100여명 안팎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24일에는 경북 포항을 찾았다. 이날 저녁 무렵 포항시 남구 송도동 송도해변에 있는 한 통닭집을 찾아 당원·지지자, 포항시민과 함께 번개모임을 했다. 이 자리에는 약 100명이 몰려 이 대표와 함께 치킨이나 맥주, 음료 등을 나눠 먹으며 대화를 나눴다. 25일에는 울릉도 당원들과 만남을 가진다. 이 대표는 24일 밤 배편을 통해 울릉도에 입도했으며 본격적인 TK(대구·경북) 행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8일 징계 이후 전국 일대를 순회하며 장외 정치를 벌이고 있는 이준석.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경찰 조사 결과 발표를 예의주시하면서 당내에서 대척점에 서 있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그룹과의 2라운드를 준비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당원들과 만나면서도 자신의 구체적인 발언이 공개되는 것에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계속해서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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