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향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언급한 것으로 보이는 문자 메시지가 26일 포착되면서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휴대전화에서 윤 대통령으로 파악되는 상대방과 나눈 텔레그램 대화 내용이 노출된 것.

권 대행이 이날 오후 대정부질문이 열린 본회의장에 착석해 자신의 휴대전화에 담긴 대화 메시지를 보는 와중에 방청석에 앉아있던 사진 기자에 포착됐다. 텔레그램으로 추정되는 이 대화방에서는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에 이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연달아 메시지를 보냈다.

그동안 이 대표를 둘러싼 당 내홍 상황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고수해온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표출한 언급이 공개된 셈이다.

이에 권 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권 대행 답변에 이어 대화창 하단에는 과일 체리를 형상화한 이미지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이모티콘도 떠 있다. 발신자는 대화 상대방으로 추정된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6일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며 공개 사과했다. 권 대행은 이날 저녁 8시 15분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석열 대통령과의 문자 메시지 대화내용이 언론 보도를 통해 노출된 데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한편, 권 대행은 문자 입력창에 "강기훈과 함께"라고 적는 와중에 사진이 찍히면서 '강기훈'이라는 인물이 누구인지에도 관심이 쏠렸다.

정치권에 따르면 그는 1980년생으로 지난 2019년 우파 성향의 정당인 '자유의 새벽당' 창당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가 대통령실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강기훈이란 이름의 행정관이 근무 중인 사실은 확인된다"면서도 "(해당 행정관이) 권 대행 텔레그램 문자에 등장한 사람과 동일한 인물인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해당 행정관이 '자유의 새벽당' 창당 발기인과 동일인인지 등에 대해서도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며 "행정요원은 어디서 근무하고 어떤 배경을 가졌는지에 대해 확인해드리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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