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허정윤 PD / 구성 : 조재휘 기자] 꼭 알아야 하는 이슈, 알아두면 좋은 이슈, 2022년 7월 19일 가장 뜨거운 이슈를 ‘팩트’와 함께 전달합니다. 

통일부가 최근 지난 2019년 북한 어민들 북송 당시의 사진에 이어 어제(18일) 그 당시의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통일부는 기자단에게 약 4분 분량의 해당 영상을 공개한 것인데요. 오늘 이슈체크에서는 이번 영상 공개와 관련해 <北 어민들은 강압적으로 송환됐나?> 이슈를 알아보겠습니다.  

(심재민 팀장) : 통일부가 영상 하나를 공개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영상을 공개한 이유가 따로 있습니까?
(조재휘 기자) : 앞서 통일부는 지난 11일 이 사건에 대해 탈북 어민이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점과 북송 시 받게 될 여러 가지 피해를 고려할 때 북송 결정은 잘못됐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고, 이튿날 탈북 어민의 북송 당시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사진 속에서 당시 상황을 촬영 중인 직원이 모습이 발견되면서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 등이 영상자료 존재 가능성을 거론하며 공개를 촉구했습니다.

(심 팀장) : 이번에 공개된 영상이 직원이 개인적으로 촬영한 영상이었던 것입니까?
(조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통일부는 판문점 북송 당시 현장에 있던 직원이 개인적으로 촬영한 영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해당 영상을 국회 등에 제출할 수 있는지를 법률적으로 검토했습니다. 통일부는 사건 발생 직후에는 탈북 어민이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도주한 흉악범이란 점을 부각해 북송의 정당성을 설파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북송 당시 사진과 영상을 잇달아 공개하면서 탈북 어민 귀순 의사의 진정성을 부각하는 등 사실상 입장을 번복한 상태입니다.

(심 팀장) : 공개된 영상 내용도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까?
(조 기자) : 어제(18일) 공개된 영상에는 탈북 어민들이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갈 당시 어민 1명이 털썩 주저앉아 무릎을 꿇은 채 머리를 땅바닥 쪽으로 숙이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자해 시도로 추정되는 이 행동에 그를 호송하던 우리 측 경찰특공대 등은 “야야야야”, “나와봐”, “잡아” 등의 이야기를 하며 그를 일으켜 세우려고 했습니다.

(심 팀장) : 영상에 어민의 행동이 담겨 있었고, 그렇다면 북송되는 모습도 담겨있습니까?
(조 기자) :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민은 호송인력에 둘러싸여 무릎을 꿇은 채 기어가듯이 군사분계선 앞으로 이동했는데요. 군사분계선을 넘어가 북한 측에 인계되는 장면은 영상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이어 다른 어민 1명은 우리 측 자유의 집에서 호송 인원에 둘러싸인 채 걸어 나와 특별한 저항을 하지 않은 채 군사분계선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사진/통일부 제공]
[사진/통일부 제공]

(심 팀장) : 당시 북한 선원 2명이 해군에 나포되었는데 두 사람은 영상에서 특이 행동이나 별다른 행동을 보이지는 않았습니까?
(조 기자) : 영상 초반에는 두 사람이 각각 포승줄에 묶인 채 자유의 집 2층으로 올라가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두 사람은 각각 검은색 상의와 파란색 상의를 입고 있었으며 이들이 대기실의 의자에 떨어져 앉아서 대기하는 장면도 영상에 담겼습니다. 이들이 북측에 인계될 당시 소리를 지르거나 강하게 저항하는 등의 음성이나 장면은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심 팀장) : 가장 관심을 끌었던 어민들의 육성은 전혀 담기지 않았습니까?
(조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시 찍을 때 영상을 여러 컷으로 찍었기 때문에 땅이 찍히거나 하는 불필요한 부분은 빼고 중요한 부분을 모아서 편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심 팀장) : 영상 공개로 정치권 공방도 가열되는 모습입니다. 국민의힘에서는 어떤 입장을 보였습니까?
(조 기자) :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광주광역시청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 후 기자들과 만나 “그것(동영상)만큼 더 정확한 증거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정말로 귀순 어부의 의사에 반해서 강제 북송했다고 한다면 그 부분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이 분명히 나와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강제 북송의 진실을 밝히겠다고 전했습니다.

(심 팀장) :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효과 없는 것에 집착하는 것이 한심하다고 강력 반발했습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정치보복수사 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선정적인 장면을 공개해 국민 감정선을 자극하려는 취지라며 통일부라는 부처가 과연 그런 일을 해야 하는 부처냐고 말했습니다. 또한 16명을 죽인 흉악범은 대한민국 국민과 공존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 보낸 것으로, 국민의 판단이 내려진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통일부 제공]
[사진/통일부 제공]

(심 팀장) : 이미 사진이 공개된 것에 이어 직원이 가지고 있던 영상까지 찾아서 추가 공개한 이유가 있을까요?
(조 기자) : 확실하게 답을 드리는 것은 어렵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북송의 강압성, 어민들의 의사에 반해 강제 송환됐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사진보다는 영상이 보다 생생하게 당시 상황을 보여줄 수 있고, 여론에도 영향을 미칠 거란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과의 대화를 견인해야 할 통일부가 앞장서서 남북 간 비공개로 이뤄진 일을 촬영해 공개한 만큼 통일부의 역할 수행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이 영상을 국회에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이제 감정싸움이나 주장을 멈추고 관련 사실들이 명백히 밝혀질 수 있도록 당국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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