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종이의 집’, 남북관계와 우리만의 문화 녹여...호불호 반응 뚜렷 [지식용어]
한국판 ‘종이의 집’, 남북관계와 우리만의 문화 녹여...호불호 반응 뚜렷 [지식용어]
  • 보도본부 | 심재민 기자
  • 승인 2022.07.0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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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윤아Pro] ‘기생충’, ‘오징어게임’, ‘미나리’, ‘브로커’...대한민국의 영화 및 시리즈 작품들이 그야말로 전 세계를 강타하며 K-문화의 위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또 하나의 넷플릭스 시리즈가 세계 곳곳에서 방영되면서 흥행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기대작의 제목은 ‘종이의 집’으로 스페인 인기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을 한국판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기대감과 찬사도 있지만, 외국 원작을 한국화 하다보니 작품에 대한 호불호는 갈리는 상황.

원작 '종이의 집'은 '교수'라 불리는 천재 전략가를 중심으로 꾸려진 범죄 전문가들이 화폐를 찍어내는 조폐국에서 세기의 인질강도극을 펼치는 이야기다. 한국판 '종이의 집'은 김홍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유지태, 김윤진, 박해수, 전종서, 이원종, 박명훈, 김성오 등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들이 캐스팅 되었다. 그리고 원작의 설정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는데, 한국판 ‘종이의 집’이 공개되고 범죄오락물로서 재밌다는 반응도 있지만, 원작에 충실한 탓에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홍선 감독은 "호불호가 갈리는 반응은 당연한 것 같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리메이크는 원작의 특성을 그대로 가져가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원작이 가진 재미와 특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저희만의 특성을 충분히 보여주려고 했는데, '종이의 집' 틀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래도 원작과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바로 분단과 통일의 가능성이 공존하는 ‘남북관계’다. 김 감독 역시 가장 공들인 부분은 남북통일을 앞둔 한반도의 공동경제구역이라는 가상의 설정을 실현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런 설정을 드라마에 끌고 들어오는 역할은 강도단의 일원인 도쿄(전종서 분)가 했다. 도쿄는 북한에 사는 소녀로 BTS의 노래를 들으며 춤을 추는 장면으로 드라마의 시작을 알린다. 코리안드림을 꿈꿨던 도쿄는 인력사무소의 갑질 등 자본주의의 쓴맛을 제대로 느끼고 강도단에 합류한다.

드라마에는 분단국가로 살아온 우리가 통일을 앞둔다면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상상도 담겨있다. 조폐국 밖 경찰들은 남북 합동 대응팀을 꾸리지만 초반에는 서로에 대한 견제로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인다. 조폐국 안에서는 인질들을 남북 출신으로 나눠 서로를 감시하게 만들고, 이들 사이의 신경전이 드러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70년 넘게 따로 살았으니 어느 날 통일이 된다고 해도 쉽게 합쳐져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살 수는 없을 거로 생각했다"며 "(인질로 잡혀 있는)폐쇄된 상황이라면 남북으로 갈릴 것 같았고, 그런 부분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원작과 또 명확히 다른 점은 바로 ‘종이의 집’ 하면 떠오르는 가면이다. 원작에서는 강도단이 스페인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가면을 쓴 반면, 한국판에서는 하회탈을 쓰는 등 비주얼적인 면에서 한국적 색깔도 눈에 띈다. 김 감독은 우리나라만의 현대적인 모습도 있지만, 한국적인(전통적인) 모습도 갖출 수 있도록 상상하며 작업했다. 특히 강도단의 주요 무대가 되는 조폐국 안의 모습에는 한국적인 문양 등을 살리려고 했다고 했다. 지붕도 전통 한옥 양식을 그대로 따라 원작의 스페인 전통 건축 양식의 조폐국과는 차이를 보인다.

확연하게 다른 문화권의 영화를 한국 현지화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4조원을 훔치는 스케일 큰 범죄를 소재로 한 작품을 촬영하며 가장 곤혹스러웠던 점은 한국에서는 흔하지 않은 총기 사용을 자연스럽게 녹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감독은 "힘들었던 부분은 한국에서 총기를 사용하는 방식의 무장 강도가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설정이었다"며 "이런 설정을 가져올 때 기준은 (시청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는지였다"고 말했다.

이러한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파트1 6편이 먼저 공개됐고, 현재 파트2의 6편 후반 작업이 진행 중이다. 파트2에서는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설정들이 많이 등장한다. 김 감독은 "원작의 파트1·2가 20부작이 넘는데, 이야기를 압축하면서 한국적인 이야기를 넣어야 하는 점이 어려웠다"며 "파트2에서는 캐릭터들이 더 심한 갈등을 겪고, 경찰들과 강도들의 싸움도 더 심해지는데, 점점 더 재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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