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현지시간으로 지난 17일 개막한 ‘칸 영화제’가 12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칸영화제는 앞서 두 차례 행사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취소·연기됐다가 3년 만에 정상적으로 치러지게 된 것이다. 세계 3대 국제영화제 중에서도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는 칸 영화제. 어떤 특징들이 있는지 칸 영화제의 이모저모를 알아보자.

1946년 정식으로 개최된 이후 보통 매년 5월에 개최되는 칸 영화제는 프랑스 동남부 알프마리팀 주의 도시 ‘칸(Cannes)’에서 열린다. 칸 영화제는 ‘베를린 국제 영화제’, ‘베니스 국제 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리며 현재는 위상이나 인지도 면에서 다른 두 영화제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작품성에 대한 권위를 높게 쳐주는 영화제이기에 수상 경력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실력을 보증받는다는 것을 뜻한다. 수상하지 못하고 초청을 받는 것만으로도 인정을 받는다. 칸 영화제에서는 대상인 ‘황금종려상’ 외에,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황금카메라상, 심사위원 대상, 심사위원상, 기술상, 최우수 단편영화상, 신인감독특별상 등이 수여된다.

칸 영화제는 엄격한 규칙으로도 유명하다. 프랑스어 인사말 ‘봉주르(안녕하세요)’, ‘메르시’ (감사합니다)‘는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경쟁 부문 진출작 등 굵직한 영화 시사회가 열리는 뤼미에르 극장에 들어가려면 남자 관객은 턱시도와 검은색 보타이, 끈으로 묶는 구두를 신어야 한다. 여자의 경우 짧은 치마는 추천하지 않고 구두 굽은 센스 있게 높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가방은 클러치백 같은 작은 손가방만 허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티켓을 소지한 관객들뿐만 아니라 취재를 하러 온 기자들도 입장할 수 없다. 그러나 올해는 칸 영화제가 복장 단속을 다소 느슨하게 한 모습을 보였다. 남자 관객 가운데는 백팩을 메거나 가죽 단화인 로퍼, 천 소재의 구두를 신은 사람도 있었으나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고 극장 안으로 들어갔다. 하이힐 대신 캐주얼한 느낌의 굽 있는 샌들을 신은 여자들도 보였다.

그동안 엄격한 복장 규정, 레드 카펫에서 셀카 금지 등 깐깐한 규칙을 내세워 볼멘소리가 나왔다. 이에 몇 해 전에는 크리스틴 스튜어트, 줄리아 로버츠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이 하이힐을 신도록 한 데 대한 항의 뜻으로 레드카펫을 맨발로 걷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영화가 칸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비교적 늦은 편이다. 다른 영화제에서는 1960년대부터 한국 영화를 초청했던 것과는 달리 1984년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가 비경쟁 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것이 처음이었다. 이후 2002년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수상했고, 2004년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박찬욱 감독은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기도 했다.

대한민국 국민이 주연상급 이상의 상을 받으면 대통령이 축전을 보낸다. 이는 올림픽만큼 권위를 인정받는 영화제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대한민국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직후 곧바로 대통령으로부터 축전을 받았고 정부로부터 훈장까지 수여 받았다.

올해 개막했던 제75회 칸 영화제에는 경쟁 부문 두 편을 포함해 모두 다섯 편의 한국영화가 초청되었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브로커>가 경쟁 부문에 진출했고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 <헌트>는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정주리의 <다음 소희>는 비평가주간 부문에 초청됐으며 애니메이션 문수진의 <각질>은 단편 경쟁 부분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우리 한국 영화가 칸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2개 경쟁 부문에서 동시에 수상자를 배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헤어질 결심>을 연출한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브로커> 주연 배우 송강호는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이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국 콘텐츠가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한 사례가 되었다. 권위적인 영화제에서도 우리나라 영화들이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꾸준히 한국 영화의 세계적인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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