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작아진 둥지는 신간 '워킹푸어 가족의 가난 탈출기'에 대한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을 12일 오픈한다고 밝혔다.

'워킹푸어 가족의 가난 탈출기'는 오토바이·다마스 퀵 서비스 기사, 청소 노동자, 콜센터 직원, 식당·마트 노동자, 오토바이 배달 기사로 일하는 3대 가족의 노동사를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70대 아빠와 40대 두 언니 그리고 20대 두 조카들의 생애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각각의 노동사를 정리했다. 

저자의 아빠, 언니, 조카 등 모두가 같은 2022년을 살지만, 노동의 모습 및 조건은 제각각 다르다. 노동의 경험은 성별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70대 아빠와 20대 조카는 50년 이상의 시차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노동 환경은 닮아있다. 1960년대 산업화, IMF, 코로나19 등 사회·경제 변화는 개인의 노동과 깊숙이 관련되어 있다.

자료제공 / 도서출판 작아진 둥지

도시 빈민으로 시작한 아빠 강영수(1949년생)는 성실한 노동과 1960~70년대 한국의 경제 성장 덕분에 가방 공장 노동자에서 가방 공장 사장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IMF라는 풍파를 넘기지 못하고 다시 가난해졌다. 이후 강영수는 오토바이 퀵 서비스 기사로 20여년간 생계를 꾸렸으며, 2020년 코로나19로 일거리가 끊기며 63년 노동사를 마감한다.

언니 강지영은(1977년생)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편의점·카페·식당·백화점 등에서 5년여간의 아르바이트 끝에 계약직 KT 114 전화 안내원이 되었다. 민영화를 진행하던 KT는 대규모 통폐합과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이에 대한 당근 정책으로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제도를 한시적으로 운영했다. 강지영은 아르바이트생에서 계약직으로, 계약직에서 대기업 정규직원이 되는데 성공했다. 일의 질이 향상됨에 따라 생활 또한 안정되었다. 

언니 강유정은(1975년생) 29살에 3살, 5살 두 아이를 책임지는 여성 가구주가 되었다. 강유정은 두 아이를 키우기 위해 식당 설거지, 주방 보조, 마트 캐셔 등으로 12년간 일했다. 아이들이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강유정은 다마스 퀵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저 생계비도 안되는 돈으로 생활하던 강유정은 퀵 서비스를 통해 가족의 도움 없이 혼자서 두 아이를 부양할 만큼 벌게 되었다. 지금도 강유정은 다마스 퀵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아이들은 성인이 되었다.

조카 이민준은(2001년생) 경력 6년 차다. 중학교 3학년 때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하루 12시간씩 일했다. 고등학생이 되어 오토바이 배달을 할 때는 새벽 5시까지 일했다. 한 달에 쉬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오랜 시간, 늦게까지 일한 이민준은 항상 학교에 지각했다. 이민준은 노동자로도, 학생으로도 보호받지 못했다. 대학생이 된 이민준은 A 호텔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민준은 A 호텔에서 처음으로 4대 보험에 가입했으며, 처음으로 주휴수당과 연장근무 수당을 받았다.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이 있었고, 아르바이트생에서 인턴으로 승진할 기회가 주어졌다. 

조카 이지훈은(1999년생) 온라인 불법 도박으로 생긴 빚을 갚기 위해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하고 오토바이 배달을 시작했다. 빚을 갚은 후에는 치킨집에서 치킨도 튀기고 카페에서 매니저로도 일했다. 학력도 없고, 기술도 없고, 경력도 없는 이지훈이 돈을 벌 방법은 장시간 고된 노동을 하거나, 위험한 일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위험하고, 힘들고, 오랜 시간 일하던 이지훈은 반복적으로 일을 그만두었고, 이것은 다시 도박에 손을 대는 이유가 되었다. 지금도 이지훈은 오토바이 배달을 한다.

저자는 논문, 기사, 통계 자료 등을 통해 도시 빈민이었던 강영수가 어떻게 10년 만에 서울에 집을 살 수 있었는지, 사수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강지영이 대입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육아와 노동을 함께 해야 하는 모자가정 여성 가구주의 어려움, 노동자로도 학생으로도 보호받지 못하는 청소년 노동의 실태, 노동이 더 이상 희망이지 않는 청년의 현실을 통해 열심히 일하는데 왜 가난한지, 노동으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노동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한가를 질문한다.

관계자는 "'워킹푸어 가족의 가난 탈출기' 이북과 종이책으로 만나볼 수 있다.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은 6월 6일까지 25일간 진행된다. 텀블벅 후원 종료 후 대형 온라인·오프라인 서점에 유통할 계획이며, 목표 금액을 초과 달성할 경우 2쇄 인쇄 비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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