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스타벅스를 세계 최대 '커피 제국'으로 우뚝 서게한 하워드 슐츠 명예회장이 다시 한 번 항해의 키를 잡았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케빈 존슨(61) 최고경영자(CEO)가 4월4일자로 물러나고 슐츠 명예회장이 임시 CEO를 맡는다고 밝혔다.

스타벅스 성공 신화 주인공 '슐츠'

2005년 당시 스타벅스를 이끌던 하워드 슐츠 현 명예회장 [연합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스타벅스 성공 신화로 이름을 알린 하워드 슐츠 명예회장은 지난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무소속 출마를 고려했으나, 중도층에서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자 이를 포기한 바 있다. 그런 슐츠 명예회장의 스타벅스 CEO 복귀는 이번이 두 번째다. 1980∼1990년대 스타벅스의 급 성장을 진두진휘 했던 슐츠는 지난 2000년 CEO직에서 물러났다가 8년 뒤 복귀해 2017년 존슨 CEO에게 자리를 물려주기 전까지 다시 회사를 이끌었다. 그가 회사를 경영하는 동안 11개에 불과했던 스타벅스 매장은 77개국 2만8천여 개로 불어났고, 현재는 3만4천 개까지 늘어난 상태다.

상대적 부진함 속에 '존슨' 은퇴

지난 2017년 4월부터 스타벅스를 이끌어온 존슨 CEO. 그는 "1년 전 이사회에 '글로벌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이 끝나가면 은퇴를 고려하겠다'라는 뜻을 전달한 바 있다"고 말했다. 존슨 CEO 재임 기간 스타벅스 주가는 42% 올랐으나, 같은 기간 주가 상승폭은 맥도날드(80%)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며 상대적인 부진함을 보였다. 이에 임시로 경영 일선에 돌아온 슐츠 명예회장은 스타벅스 이사회에도 다시 합류하고, 존슨 CEO의 정식 후임자를 찾는 작업도 돕기로 했다. 회사 측은 올해 가을까지 정식 CEO를 임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책임감’에 다시 스타벅스로

슐츠 명예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뭔가를 사랑한다면 부름을 받았을 때 도움을 줘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을 갖게 된다"며 "난 스타벅스에 돌아올 계획이 없었지만, 회사가 새롭고 신나는 미래를 향해 다시 한번 변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 번째 CEO 임기를 맞은 슐츠 명예회장은 거센 인플레이션 압력과 전국적인 노동조합 결성 움직임이라는 도전 과제에 직면했다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지난해 말 뉴욕주 버펄로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첫 노조가 탄생한 데 이어 현재 미 전역에서 100개 이상의 매장 노동자들이 노조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다시 한 번 스타벅스 항해의 키를 잡은 ‘하워드 슐츠’. 잘 나가는 기업을 수장에 선다는 것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특히 상대적 부진한 실적을 다시 끌어올리고, 거센 인플레이션과 노조 결성 움직임이라는 장벽에 부딪힌 상황에서 그러한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과거 스타벅스의 부흥의 기록을 쓴 하워드 슐츠의 역량은 벌써부터 스타벅스에 기대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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