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 디자인 이윤아Pro] 살아있는 생물과 기계장치의 결합체를 사이보그라고 한다. 컴퓨터와 인간의 육체를 합성한 것을 인조인간 사이보그라고 하며 컴퓨터와 곤충을 합성한 것을 ‘사이보그 곤충’이라고 한다. 사이보그 곤충은 이미 과학계에서 개발을 활발히 진행 중이며 곤충을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게 만드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미국 워싱턴 대학교 세인트루이스 연구팀은 TNT와 같은 폭발물을 감지할 수 있는 사이보그 메뚜기를 만들어냈다. 연구팀은 먼저 메뚜기의 머리를 절개해 뇌 속에 전극을 이식했는데, 이는 메뚜기가 폭탄 제조에 흔히 사용되는 물질인 질산암모늄과 같은 화학물질의 냄새를 맡으면 나타나는 뚜렷한 뇌의 신호를 감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뇌의 특정한 활동 패턴이 감지되면 이 정보는 메뚜기 등에 부착된 일명 백팩을 통해 연구팀 컴퓨터에 전송된다. 연구팀은 이렇게 개조된 메뚜기를 5개의 다른 폭발물에 노출시켜 500밀리초 이내에 뇌에 나타나는 뚜렷한 활동 패턴을 감지했다. 

그렇다면 왜 메뚜기일까요? 메뚜기는 다른 곤충에 비해 탁월한 후각 능력과 대뇌의 전극이나 무거운 장치를 짊어질 수 있는 만큼 강한 점이 고려돼 실험대상이 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사실 살아있는 생물에 기계 장치를 부착하고 조종하기 위한 시도는 사이보그라는 말이 등장한 1960년대부터 시작됐다. 먼저 미국 중앙정보국이 고양이 귀에 도청기를 넣고 털에는 금속 안테나를 단 후 도청을 시도했는데, 고양이가 표적에 다가가지 않고 실패하자 미 방위 고등연구 계획국(DARPA)은 움직임을 좀 더 자유롭게 통제할 수 있는 사이보그 곤충 개발에 착수하게 된다. 

그러다 실제 잠자리에 초소형 센서와 태양열 패널, 내비게이션 등을 탑재시킨 세계 최초의 사이보그 잠자리 '드래곤플라이'가 탄생하게 된다. 잠자리의 뇌에서 감각기관 즉, 근육과 연결된 특정 뉴런을 빛에 반응하는 광섬유와 연결하는 최첨단 기술을 적용했는데, 이를 통해 마치 드론을 조종하듯 잠자리를 무선으로 조종하거나 잠자리 스스로 비행하도록 하는 것을 모두 가능하게 한 것이다. 

또 싱가포르 난양공대 연구팀은 몸길이 2cm의 사이보그 곤충 거저리를 전기 발생 장치로 조종하는 데 성공했다. 조종법은 간단한데, 곤충을 오른쪽으로 움직이려면 왼쪽 더듬이에 전류를 흘리면 되는 것이다. 이는 더듬이에 장애물이 닿으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곤충의 위험 회피 본능을 이용한 기술입니다.

일각에서는 사이보그 곤충을 두고 동물 학대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과학자들은 실험동물 윤리 가이드라인에서 곤충은 적용 대상이 아니며 사이보그 실험에서 곤충의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사이보그 곤충들의 활약을 기대하지만 인간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개발된 만큼 이를 악용해 인간에게 위협을 주는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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