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이끄는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 자산규모 10조 달러를 돌파한 블랙록은 애플 등 다수 글로벌 대기업들의 주요 주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최근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는 ‘탄소’ ‘기후변화’ 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특히 '탄소 없는 미래'를 계획하지 않는 기업은 뒤처질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목을 모았다.

지난 달 자산규모 10조 달러, 우리 돈으로 무려 약 1경1천905조원를 처음으로 넘은 블랙록은 애플 등 다수 글로벌 대기업들의 주요 주주다. 국내에서도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 삼성물산, 삼성생명에 이어 보유한 상장사 시가총액이 4번째로 큰 증시의 '큰손'으로 유명하다.

블랙록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제공]

이러한 블랙록은 지난해 다른 금융서비스 업체들과 함께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점진적으로 탄소 순배출 제로(탄소중립·넷 제로)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일환으로 블랙록은 또한 거대 석유기업 엑손모빌이 기후변화 대응에 미흡하다는 이유로 이 회사 이사 3명을 교체하는데 표를 던졌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블랙록 CEO 래리 핑크는 자사가 투자한 기업의 CEO들에게 기후변화 정책을 도입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의 연례 서한을 보냈다.

이처럼 래리 핑크가 기후변화 정책을 요구하는 이유는, 블랙록의 정책이 정치적인 목적이 아니라 장기적 수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래리 핑크의 이러한 주장은 블랙록이 기후변화 등 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ESG) 이슈에 영향을 미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비판자들에게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기후변화와 탄소 저감을 주장하는 블랙록을 두고 자본주의자로 돌아선 것이냐고 비아냥대기도 했기 때문. 이에 핑크 CEO는 공개적으로 연례 서한을 보내 "우리가 지속가능성에 집중하는 것은 환경주의자여서가 아니라 자본주의자이며 고객을 위해 일하기 때문"이라며, 기업이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세우는 것이 "당신 회사 주주들의 장기적·경제적 이익에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기업들은 계속 진화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다른 경쟁자에 의해 도태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또한 탄소 중립을 향해 이행하는 것은 모든 산업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래리 핑크 CEO는 편지에서 블랙록이 양쪽 정치적 진영 가운데 어느 쪽도 아니라고 말하며 "기업들이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숙고하고 직원, 고객, 사회, 주주의 이익을 위해 행동할 때 더 좋은 실적을 낸다는 것이 우리의 확신"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 탄소중립을 우려하는 시각은 많다.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비용 증가로 물가가 상승하는 '그린플레이션'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9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 문제는 세계 경제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상황이다.

가운데 세계적인 거물급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는 당장은 손실이 있더라고 장기적으로는 기후 변화에 집중하는 것이 수익적으로도 유리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업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탄소 중립과 기후변화에 맞춘 경영. 과연 뛰어난 안목으로 막대한 수익을 거둔 거물급 래리 핑크의 주장은 ‘정치적’으로 받아들여질 것이지, 아니면 친환경적 수익에 대한 ‘선견지명’으로 받아들여질 것인지, 세계 경제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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