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분야를 막론하고 산업 업계 전반에서 크고 작은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반도체 공급의 거점이 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 일환으로 한국과 중국의 맹추격을 받고 있는 미국 반도체 회사 인텔이 막대한 금액을 투자해 첨단 반도체 개발·생산 기지를 짓는다.

200억달러 투자해 큰 규모의 공장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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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회사 인텔이 200억달러(약 23조9천억원)를 투자해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인근에 새 첨단 반도체 개발·생산 기지를 짓는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인텔이 오하이오주 뉴 올버니에 1천에이커(약 404만6천856㎡) 규모의 반도체 개발·생산 기지를 건설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인텔이 올버니 반도체 기지에 수백억달러를 추가 투자해 공장을 최대 8개까지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시사주간지 타임도 인텔이 지난해 12월 38개 후보지 가운데 오하이오주 올버니를 선택했다면서 이곳에 인텔이 적어도 2개의 반도체 제조 공장을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타임은 오하이오주가 인텔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사회 기간시설 개량 등에 10억달러(약 1조1천9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역사적 투자”라고 평가

미국 정부도 인텔의 과감한 반도체 공장 투자에 지지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21일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가운데 공식 발표가 었다. 이 자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텔이 오하이오주에 200억 달러를 들여 반도체 제조시설을 짓기로 한 데 대해 "역사적 투자"라고 치켜세웠다.

[인텔 제공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의 대미투자도 함께 거론하면서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에는 삼성과 마이크론 같은 대형 반도체 회사들이 800억 달러를 들여 미국에 신규 시설을 짓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삼성의 투자도 거론했다. 그는 "연구개발 분야에서 미국은 1위였는데 지금은 9위이고 중국은 30년 전에 8위였는데 지금 2위"라면서 "우리는 반도체 설계와 연구의 리더인데도 겨우 10%를 생산하고 있다. 75%는 동아시아에서, 첨단 반도체칩의 90%는 대만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탄식했다. 이어 "중국은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중국과의 경쟁 대처와 미국 내 투자 확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일자리 창출은 덤

겔싱어 CEO는 지난가을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8개의 공장이 들어설 새로운 미국 내 반도체 생산기지를 발표할 계획이라면서 이곳에 향후 10년간 1천억달러(약 119조원)를 투자해 1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미국 역사상 반도체 제조 분야 최대 규모 투자 중 하나"라며 "7천 개의 건설 일자리와 3천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인텔은 또한 최대 800억유로(약 108조원)를 투자해 유럽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만들 계획이며, 그 일환으로 80억유로(약 10조8천억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놓고 이탈리아와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반도체 공급 부족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거대 규모의 생산기지 건설에 투자하는 ‘인텔’. 물론 삼성전자, SK 등 글로벌 경쟁 업체의 맹공이 호락호락 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과감한 투자와 미국의 지지 역시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 위기 속 글로벌 업계의 새 판도가 어떻게 짜여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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