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윤아Pro] 오는 3월 9일에 치러지는 제 20대 대통령선거. 참고로 이번 대선은 탄핵 여파로 '5월 대선'이 처음 치러진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 때에 이어 1987년 민주화 이후 두 번째로 설 명절을 낀 선거다. 이제 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자들의 본격적인 TV토론을 접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모이고 있다. 

대선후보 TV토론을 위한 여야 실무협상이 28일 오후 진행된다. 지상파 방송 3사가 주관하는 이 TV토론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초청 대상이지만 국민의힘은 실무협상 불참을 통보했다. 

대통령 선거 전에 진행되는 TV토론은 각 후보들의 정책을 들여다보고 후보로서의 자질과 소통 능력을 검증하는 자리이다. 선거법상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TV 토론은 평균 지지율 5% 이상인 후보를 초청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본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재명·윤석열 대선후보의 첫 양자 TV토론을 설 연휴 기간에 실시하는 방안을 지상파 3사에 제안하기로 했다. 토론 날짜를 두고 기 싸움을 벌여온 양당은 30일 혹은 31일 저녁 7∼10시 실시하는 두 가지 안을 지상파 3사에 제안했고, 회신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일단 이재명·윤석열 대선후보의 첫 양자 TV토론은 불발되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측은 양자 TV토론 추진에 반발하며 지상파 3사를 상대로 '대선후보 초청 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 또한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 측도 양당만 참여하는 TV토론에 강력히 반발하며 이날 법원에 지상파 3사를 상대로 한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 그리고 법원은 안철수, 심상정 후보의 손을 들어 줬고 양자 TV토론은 무산되었다. 

그리고 대선후보 TV토론을 위한 여야 실무협상이 오늘(28일) 오후 진행된다. 지상파 방송 3사가 주관하는 이 TV토론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초청 대상이지만 국민의힘은 실무협상 불참을 통보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과의 양자 토론이 다자 토론에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을 뺀 3당만 회의에 참석할 전망이다. 앞서 이들 3당은 방송 3사가 제안한 다자토론 일정 가운데 31일 개최를 희망한 바 있다. 특히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국민의힘의 '양자 토론 우선' 입장에 대해 국민의힘을 뺀 3자만 토론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31일 4자 토론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이날 실무협상에서 3자 토론이 성사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그래도 여전한 이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양자 토론이다. 일단 진행이 된다면 이번 TV토론은 판세가 혼전을 거듭하는 현 상황에서 변곡점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두 후보 모두 이번 토론을 기점으로 확실한 승기를 잡기 위해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민주당의 가장 큰 고민은 의아하게도 이재명 후보에 대한 ‘말 잘한다’ ‘달변가다’라는 인식에 있다. 윤 후보는 프롬프터 문제로 인한 '80초간의 연설 침묵' 해프닝 등 '말 잘하는 후보가 아니다'라는 인식이 있어 조금만 잘해도 돋보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소위 달변가로 알려진 이 후보는 아무리 잘해도 '본전'이라는 우려인 것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번 토론회에서 이 후보가 윤 후보와 언쟁을 벌이기보다는 정책 비전을 재차 설파하는데 무게를 두겠다는 전략이다. 그리고 이 후보가 그간 내놓은 공약·정책의 세세한 내용까지 꿰고 있는 만큼, 이러한 면모를 다시금 강조하며 자연스럽게 윤 후보와 차별성을 부각하겠다는 '포지티브 전략'도 내세우고 있다. 반면, 이 후보에게 '강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도 있는 만큼 윤 후보를 무조건 공격하거나 몰아세우는 태도는 자제할 계획이다. 오히려 이 후보가 윤 후보의 의견을 경청하고, 일정 부분 동의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토론을 통해 '정치 초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겠다는 각오다. 특히 이번 토론을 기점으로 그동안 각종 실언 논란과 같은 오명을 씻어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토론 주제가 국정 현안 전반에 관련한 것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동안의 정책 공약을 알릴 기회로 삼을 방침이다. 특히 이 후보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대장동 의혹에 대해서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윤 후보가 검사 출신인 만큼 법률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만큼은 대장동 의혹 관련 공세에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윤 후보는 이미지 관리에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그동안 말할 때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 '도리도리'나 경선 기간 경쟁 상대인 홍준표 의원의 신체를 툭 치는 등 태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번 대선이 네거티브전, 진흙탕 싸움으로 흘러가면서 TV토론의 중요성이 커졌다. 그런 만큼 TV토론에서 또 다시 네거티브 싸움판이 되풀이된다면 정책과 자질에 대한 유권자의 검증과 비교 판단의 어려움은 전혀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좀 더 진지하고 공정하며 성숙한 TV토론으로 국민의 알권리나 판단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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