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이미지 서치 임하은 수습] 2022년 새해 인사와 관련해 논란이 일며 이슈가 되고 있는 걸그룹 ‘에버글로우’. 결국 논란의 중심이었던 중국인 멤버 1명이 빠진 ‘5인’ 체제로 활동하게 된 ‘에버글로우’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에버글로우는 지난 2일 한국에서 팬사인회를 개최하고 팬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멤버들이 새해를 맞아 팬들에게 큰절을 했지만, 중국인 멤버 왕이런(22) 혼자 큰절 대신 한 손으로 다른 손 주먹을 감싸는 중국식 인사를 한 모습이 포착됐고, 이것이 퍼지며 국내 누리꾼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

참고로 중국인들은 하늘과 땅, 부모에게만 무릎을 꿇는 전통이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중국 문화 전문가들은 “중국 전통문화에서 무릎을 꿇는 행위는 충성과 존경의 표현이며 절을 강요하는 것은 그 사람을 치욕스럽게 만든다.”라고 전한다. 

때문에 과거에도 한국에서 활동하며 큰절을 거부했던 다수의 중국인아이돌 멤버 사례가 있었다. ‘갓세븐’ 잭슨은 다른 멤버들이 절을 할 때 무릎을 굽히는 대신 바닥에 눕거나, 엑소 전 멤버 ‘타오’는 같은 상황에서 한 쪽 무릎을 반쯤 굽힌 채 웅크리고 있기도 했다. 

이에 중국 누리꾼들은 웨이보 등에 ‘왕이런 중국인은 큰절을 안 한다’라는 해시태그를 붙여 게시물을 올리며 중국인 멤버 ‘왕이런’에게 찬사를 쏟아냈다. 하지만 한국 누리꾼들은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이야기도 있지 않나", "굳이 한국에서 중국식 인사를 고집해야 했나" 등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도를 넘어선 비난도 있었다. 중국 누리꾼들은 왕이런을 추켜세우며 "한국은 원래 중국의 속국이었다. 너네는 부모가 자식에게 무릎 꿇는 걸 본 적이 있냐?" "속국 한국은 종주국 중국에 오래 전부터 무릎을 꿇어왔으니 전통이 된 모양이다. 이해한다"며 비아냥댔다. 이처럼 걸그룹 에버글로우 새해 인사 논란은 양국 네티즌들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졌고 거센 댓글들이 오갔으며, 논란은 일파만파 커져갔다.

‘에버글로우’ 논란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이들이 속한 소속사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에버글로우 왕이런이 소속된 ‘위에화엔터테인먼트’는 중국의 연예 기획사로, 한국에 ‘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자회사를 두고 있다. 

중국의 연예 기획사이만큼 문화 차이로 인한 크고 작은 논란이 있어 왔다. 앞서 위에화는 지난해 8월 에버글로우가 한국군(軍) 위문공연을 했다는 이유로 중국 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에 본사를 둔 위에화는 "한국 자회사가 진행한 공연이 일으킨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깊이 후회하고 있으며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성명까지 내야 했다. 

이렇듯 중국은 자긍심이 강한 나라기 때문에 한국에서 활동하는 아이돌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국가적으로 문제 삼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워너원’의 대만 출신 멤버 ‘라이관린’, ‘트와이스’의 ‘쯔위’가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대만 출신인 워너원의 라이관린은 '중국 대만'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라이관린이 라디오 프로그램 '키스 더 라디오'에 출연해 '중국 대만'이라고 표현했는데, 라이관린이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여긴다는 비판이 이어진 것. 이를 두고 대만 네티즌들은 "'중국 대만'이라는 표현은 대만 학교에서 배울 수 없다", "대만의 수치다", "무심코 넘길 수 없다", "중국으로 가라"며 라이관린을 비난했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라이관린의 발언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당연하다”는 반응을 나타내며 두둔하면서 충돌을 빚은 바 있다.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 쯔위 역시 비슷한 사태로 곤욕을 치렀다. 쯔위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었고, 이 모습이 전파를 타자 중국 내 비난이 거세졌다. 쯔위가 대만 독립 세력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논란이 커지자 쯔위는 공식 사과 영상을 게시하고 중국 활동을 일시 중단까지 해야 했다.

이처럼 한국 아이돌 그룹들의 활동이 왕성해지고 글로벌 멤버를 영입하며 국제적으로 영향력까지 커지면서, 행동 하나 하나가 다양한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자긍심이 세다고 알려진 중국과의 크고 작은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이번 ‘에버글로우’ 사태도 마찬가지로, 이로 인해 에버글로우 중국인 멤버 ‘왕이런’은 당분간 국내 활동을 중단하고 에버글로우는 5인 체제로 활동하게 되었다. 

문화가 아예 다른 만큼 잘잘못을 가릴 수는 없다. 특히 문화에 있어 국가 간의 장벽이 낮아지고 있는 만큼 ‘다르다’와 ‘틀리다’의 구분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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