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1월 첫째 주, 현대차-기아-한국GM-르노삼성-쌍용차의 2021년 판매 실적이 공개되었다. 반도체 품귀현상 여파가 반영된 지난 해 국산차 업계의 실적을 들여다 보자.

현대차, 전년 대비 3.9% 증가
현대차의 지난해 판매실적이 전년 대비 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 72만6천838대, 해외 316만4천143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총 389만981대를 판매했다고 공시했다. 2020년 실적과 비교하면 국내 판매는 7.7% 감소, 해외 판매는 7.0% 증가한 것이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생산라인 [현대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 여파로 판매량이 지난해 초 세운 목표치에 못 미쳤지만, 전년 대비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코로나19으로 인한 자동차 수요 위축이 심했던 2020년의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내 시장 판매실적을 모델별로 보면 세단의 경우 그랜저 8만9천84대, 쏘나타 6만3천109대, 아반떼 7만1천36대 등 22만3천741대가 팔렸다. 레저용차량은 팰리세이드 5만2천338대, 싼타페 4만1천600대, 투싼 4만8천376대, 아이오닉 5 2만2천671대, 캐스퍼 1만806대 등 총 21만33대를 판매했다.

제네시스의 경우 G80 5만9천463대, GV60 1천190대, GV70 4만994대, GV80 2만4천591대 등 13만8천756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상용차는 포터 9만2천218대, 스타리아 2만6천240대 등 소형 상용차가 12만5천650대 팔렸고, 중대형 버스와 트럭 등 대형 상용차는 2만8천658대 판매됐다.

국내 시장에서는 친환경차 모델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2020년 대비 3.4% 증가한 6만8천416대가 팔렸고, 전기차는 128.1% 증가한 4만2천448대, 수소전기차(넥쏘)는 46.9% 늘어난 8천502대가 각각 판매됐다.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장착한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의 인기를 발판으로 후속 전차 모델 준비에 힘쓰는 등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진다는 계획이다.

기아, 전년 대비 6.5% 증가
기아가 작년 국내외 시장에서 전년 대비 6.5% 증가한 277만7천56대를 판매했다. 기아는 2021년 한 해 동안 도매 판매 기준 국내 53만5천16대, 해외 224만2천40대를 판매했다고 3일 공시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국내 판매는 3.1% 감소했지만, 해외 판매는 9.1% 증가했다.

기아 EV6 [기아 제공. DB 및 재판매 금지]

차종별로 보면 스포티지가 36만3천630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고 이어 셀토스 29만8천737대, K3(포르테) 24만627대 등의 순이었다. 내수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기아 차량은 카니발로 7만3천503대가 판매됐고 쏘렌토(6만9천934대)와 봉고Ⅲ(5만9천729대)가 그 뒤를 이었다. 승용 모델은 K5 5만9천499대, K8 4만6천741대, 레이[228670] 3만5천956대, 모닝 3만530대 등 총 20만8천503대가 판매됐다. 카니발과 쏘렌토를 포함한 RV 모델은 셀토스 4만90대, 스포티지 3만9천762대 등 26만4천198대가 팔렸다. 상용 모델은 봉고Ⅲ와 버스, 트럭을 합쳐 6만2천315대가 판매됐다.

해외 시장에서는 스포티지가 32만3천868대 팔리며 해외 최다 판매 모델이 됐다. 이어 셀토스 25만8천647대, 프라이드(리오) 21만9천958대 등의 순이었다. 기아 측은 “반도체 부품 부족에도 차량 생산 일정 조정 등으로 생산 차질 영향을 최소화했다”며 “EV6, 카니발, 쏘렌토, K8 등 최근 출시한 차량의 높은 상품 경쟁력을 통해 글로벌 판매가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올해 ▲ 공급 리스크 관리 및 최적 생산으로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영향 최소화 ▲ 전동화 라인업 강화 ▲ 3교대 근무 전환을 통한 인도공장 완전가동 체계 진입 등을 통해 판매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GM, 35.7% 감소
한국GM은 지난해 총 23만7천44대의 완성차를 판매해 전년 대비 35.7% 감소했다고 3일 밝혔다. 내수 판매는 5만4천292대, 수출은 18만2천752대로 전년 대비 각각 34.6%와 36.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연합뉴스 제공]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해 내수 1만8천286대, 수출 16만1천166대 등 총 17만9천452대가 팔려 한국GM 모델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총 3천754대가 판매된 쉐보레 콜로라도는 픽업트럭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며 작년 9월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집계한 트림별 수입차 등록 대수 기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다만 카마로 SS를 제외한 모든 모델의 전년 대비 국내 판매량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판매 실적은 총 1만3천531대로 전년 동월 대비 71.0% 감소했다. 내수 판매는 2천519대, 수출은 1만1천12대로 각각 72.8%와 70.6% 줄었다. 국내 시장에서는 쉐보레 트래버스가 전체 모델 중 유일하게 판매량이 늘었다. 트래버스는 전년 동월 대비 19.0% 늘어난 307대가 팔렸다.

한국GM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카를로스 미네르트 한국GM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올해 다양한 신차 출시가 예정된 만큼 강력한 제품 라인업과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긍정적인 모멘텀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14.3% 판매 증가
르노삼성차가 지난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에도 수출 호조를 바탕으로 전년 대비 14.3% 증가한 판매 실적을 올렸다. 르노삼성차는 2021년 국내외 판매 대수가 13만2천769대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르노삼성차 XM3 [르노삼성차 제공]

작년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36.3% 감소한 6만1천96대, 수출 판매는 254.3% 늘어난 7만1천673대를 기록했다. 르노삼성차의 수출 실적은 작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유럽 시장에서 판매된 XM3(수출명 르노 뉴 아르카나)가 이끌었다. 수출 시장에서 XM3는 작년 5만6천719대가 팔리며 판매 대수가 전년 대비 6천139.7% 증가했다. QM6도 전년 대비 5.2% 증가한 1만3천990대가 판매됐다.

내수 시장에서는 SUV 라인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QM6, XM3, 르노 캡처 등 SUV 모델이 5만5천536대로 전체 판매 대수의 90.9%를 차지했다. 세부 모델별로 보면 QM6 LPe가 2만3천732대로 지난해 가장 많이 판매됐고 이어 QM6 GDe(1만3천869대), XM3 1.6 GTe(9천600대), XM3 TCe 260(6천935대) 등의 순이었다.

르노삼성차의 작년 12월 판매 대수는 내수 7천162대, 수출 5천556대 총 1만2천718대다. 내수가 전년 동월 대비 10.6% 감소했지만, 수출이 452.3% 증가하면서 총 판매 대수는 41.1% 증가했다. XM3 4천229대를 비롯해 QM6(수출명 르노 꼴레오스) 1천324대, 르노 트위지 3대 등이 수출됐다. 유럽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XM3는 작년 12월 내수 시장에서도 2천450대가 판매됐다. SM6는 513대가 판매돼 지난해 10월 2022년형 모델 출시 이후 세달 연속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쌍용차, 21.3% 판매 감소
쌍용자동차는 지난해 총 8만4천496대를 판매해 전년보다 21.3% 감소했다고 3일 밝혔다. 쌍용차에 따르면 지난해 회생 절차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출고 적체가 심화되면서 국내 판매가 5만6천363대에 그쳐 전년 대비 35.9% 줄었다. 다만 수출은 지난해 2만8천133대(CKD 포함)로 전년 대비 44.1%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판매 실적은 내수가 5천810대로 전년 대비 31.2% 감소했고, 수출은 2천975대(CKD 포함)로 38.9% 늘었다.

2022 코란도 [쌍용자동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쌍용차는 지난달 총 8천785대를 팔아 국내외에서 두 달 연속 8천대 이상을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출은 5천여대가 넘는 출고 적체 물량을 일부 해소하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내수는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더 뉴 렉스터 스포츠&칸이 호평을 받는 가운데 출고 적체 물량이 일부 해소되면서 지난해 월평균 판매 대수(4천696대)를 웃도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쌍용차는 부품 협력사와의 공조를 통해 반도체 물량을 확보하고, 효율적인 생산 라인 운영으로 출고 적체 물량을 해소해 지난해 분기별 실적 기준으로 4분기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올해는 기존 모델의 상품성을 개선할 뿐 아니라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과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J100' 등 신차 출시를 통해 판매 회복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