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일러스트 임하은 수습] 최근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며 청년들의 실업난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요즘에만 해당하는 일은 아니었다. 지난 2007년 전후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한국의 20대를 지칭해 88만원 세대라고 불렀다. 이는 비정규직 평균 급여 119만원에 20대 평균급여에 해당하는 74%를 곱한 금액이 88만원이었다. 그리고 유럽에서도 88만원 세대와 같은 ‘700유로 세대’가 등장해 유럽의 높은 실업률을 체감했다.

‘700유로 세대’는 월 700유로(약 130만 원) 수준의 저임금으로 비정규직 또는 임시직에 종사하는 유럽의 30세 이하의 청년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88만원 세대와 비슷한 의미이다.

이 용어는 지난 2008년 여름,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해 석사학위까지 받고도 8년간 프랑스의 한 식료품 가게에서 계산원으로 일한 프랑스의 안나 샘이라는 청년 임시직 종사자가 자신의 생생한 체험담이 담긴 <계산원의 고난(Tribulations of a Cashier)>이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계산원의 고난>은 발간 직후 10만부 이상 팔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사실 유럽의 청년들은 700유로 세대 용어가 나오기 전에는 1000유로 세대로 불렸다. 그전까지만 해도 유럽 젊은이들은 월수 1,000유로 정도를 받는 단기 계약직을 전전하는 30세 이하의 젊은 층인 1000유로 세대로 불렸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가 더 악화되면서 700유로 세대로 명칭이 바뀐 것이다.

700유로 세대의 배경에는 유럽의 높은 실업률이 있다. <계산원의 고난>이 발간된 2008년 10월을 기준으로 보면 유럽연합(EU) 소속 27개 회원국의 25세 이하 청년 실업률은 지난 10월 기준으로 전체 실업률(7.1%)의 두 배를 넘는 평균 15.9%에 이르렀다. 특히 스페인이나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의 나라에서는 청년 실업률이 20~30%까지 달했다.

옆나라 일본도 별반 상황이 다르지 않았다. 불황의 늪이 깊고 노령화가 극심한 일본은 청년들의 실업 문제가 이미 고질적인 사회문제가 되었다. 2010년대 일본의 20~30대 청년들 중 높은 청년 실업률로 이미 좌절해, 희망도 의욕도 없이 무기력해진 청년들을 가리키는 ‘사토리 세대’도 등장했다. 이들은 돈과 명예욕, 출세 등에도 관심을 끊은 채로 덜 벌어도 덜 일 하니까 행복하다며 달관하면서 사는 사람들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고령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고 청년들이 체감하는 고용상황은 매우 좋지 않다. 주거나 취업, 결혼, 출산 등 인생의 많은 포기하는 N포세대들이 많고 이로 인해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어 성장 동력이 고갈돼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도 많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문제들은 불안정한 고용 형태도 있지만 사회 안전망과 복지 부재 역시 문제가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리나라의 88만원 세대와 비슷한 유럽의 ‘700유로 세대’.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각국 정부가 근본적인 실업 대책을 마련해 청년들에게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청년들 역시 포기를 먼저 배우기보다 도전과 열정들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체계적인 방안이 마련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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