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윤아Pro]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인해 생활 속 다양한 부분에서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요소수 품절’ ‘수입 지연으로 감자튀김 대신 치즈볼을 드립니다’ ‘나초 칩 물량이 부족해 추가 제공이 불가합니다’ ‘XX 자동차 메모리시트 삭제’ 최근 다양한 매장에서 이러한 문구를 자주 볼 수 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물류대란 때문으로 세계 원자재와 물류 시장이 실타래처럼 얽혀있기에 발생한 현상이다.

세계 주요 항구엔 선박들이 짐도 싣지 않은 채 그저 시간만 보내는데 내륙의 물류창고에는 상품이 넘쳐난다. 세계경제가 얽혀있다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아프리카 서부로 수출되는 중국산 의료용 마스크가, 미국 오하이오주의 자동차 공장에서 자동차 생산을 지연시키며 현재의 세계적 물류대란 사태를 야기하고 있는 상황.

언뜻 서로 관계없어 보이는 글로벌 물류 대란·공급망 혼란의 원인은 무엇일까?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어떻게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됐는지 복잡하게 얽힌 인과관계를 풀어냈다. 결론은 이 모든 사태의 핵심 원인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것.

2020년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초기, 개인과 기업의 활동이 급속하게 위축됐고 그 영향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에 짧지만 강력한 충격파가 덮쳤다. 당시 사무실과 상점이 문을 닫고 공장은 생산을 줄였으며, 대규모 무급휴직을 단행하는 회사도 많았다. 이로 인해 당시 경제 전문가들은 ‘소비’가 급감하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곧 글로벌 공급망의 막대한 부담으로 이어졌다. 특히 2020년 초기 전염병의 빠른 확산과 함께 전 세계에서 수술용 마스크와 가운, 그 밖의 개인 보호장비에 대한 수요가 치솟았는데, 이런 제품 대다수는 중국에서 제조되는 경우가 많았다. 본격적인 물류대란 문제는 여기서 출발한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의 공장이 생산량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늘어난 상품 운송을 위해 전 세계 화물선이 총동원됐다. 평소 중국과 거래가 많지 않았던 아프리카 서부까지 화물선이 투입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후 일단 배송이 끝난 화물 컨테이너가 세계 곳곳에 쌓이기 시작했고, 결국 당장 컨테이너가 절실한 중국에는 컨테이너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설상가상으로 팬데믹으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될 거라는 관측이 오류로 드러나며, 특히 온라인 쇼핑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여기에 각국 정부가 가계에 뿌린 정부 지원금도 소비 심리를 자극했다. 그렇게 공산품 배송 수요가 주요 항구를 압도하기 시작했고, 한꺼번에 너무 많은 배송이 시작되면서 로스앤젤레스 롱비치 항의 선박 대기 줄이 100척이 넘기도 했다.

그에 반해 화물 컨테이너를 물류센터로 이송할 트럭 운전사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안 그래도 심각하던 구인난이 코로나19로 더 심화했으며 그뿐 아니라 물류창고, 상점, 건설 현장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구인난이 벌어졌다.

이렇게 서서히 한 부분 한 부분에서 물량 부족 사태가 빚어졌다. 뿐만 아니라 제품 하나가 부족해지면, 도미노 현상처럼 다른 제품의 생산도 부족해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대표적으로 컴퓨터 반도체가 부족해지면서 자동차·의료장비 등 여러 분야의 생산에 영향을 미쳤던 것. 이러한 이유로 패스트 푸드점에는 수입 감자가, 멕시코 음식 전문점에는 ‘나쵸’가, 주유소에는 ‘요소수’가 부족하게 되었다. 

부족은 곧 대란과 가격인상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자동차와 스마트폰 제조단가가 높아지자, 제조사는 원가절감을 감행했고, 고급 자동차의 필수 사양으로 여겨지던 ‘메모리시트가’ 빠지기도 했다. 즉, 팬데믹 초기 전 세계 물류가 한쪽으로 집중된 여파로 발생한 '나비효과'가 결국 글로벌 물류 대란·공급망 혼란의 파국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물류 대란과 공급망 혼란은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이는 어렵게 회복하고 있는 현재의 글로벌 경제에 또 다른 그림자가 되는 격이라는 우려다. 이러한 세계적인 문류대란은 해결에 몇 달,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야기한 현재 전 세계적인 물류대란 사태. 이는 이제 좀 나아지려는 경제를 다시 발목 잡으며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한 ‘위드코로나’와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다시 대확산의 위기에 놓인 세계 경제, 그 침몰을 막기 위한 협력과 대처가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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