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 오브제를 활용한 미디어 작업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최주연 작가가 내달 2일부터 12일까지 갤러리 시대여관에서 ‘안과 겉’ 개인전을 연다.

최주연 작가는 지인들의 형상을 모델링해 왁스로 제작하는 방식의 작업을 구사하고 있다. 견고하기도 하고, 무르기도 하며, 존재하기도 하고, 소멸하기도 하는 왁스의 성질은 마치 인간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다.  

사진제공 = 최주연

최 작가는 왁스 오브제에 같은 인물의 영상물을 쏘는 미디어파사드 형식의 작업물을 발표한다. 투기된 영상은 얼굴 왁스 오브제의 표면을 덮어버린다. 하지만 표면을 덮어버린 영상은 왁스 덩어리 연소 과정이나 소멸 후에도 모습을 달리할 뿐 사라지지 않는다.

최 작가는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진정한 자신의 본모습을 찾아간다. 어찌보면 우리 삶 자체가 우리의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며 “그 안에서 무수히 많은 타인들과 마주치며 다양한 나의 모습을을 발견한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한편, 작품이 전시되는 갤러리 시대여관은 1940년대 건축물로 창신동 쪽방촌 골목에 위치해 있다. 과거 여관터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진 공간 중 하나다. 벽 곳곳엔 구멍이 뚫려 있고, 구조적 뼈대와 외관만이 남아 제 기능은 잃어버리고 실내와 실외의 경계가 허물어진 공간이다.

서울이 맞을까 싶을 정도의 파격적인 공간감을 자랑하는 공간 ‘시대여관’. 누구나 지나칠만한 쪽방촌의 허물어져가는 모습이지만 이곳에서 전시를 결정하게 된 것 조차 작품의 의미를 확장시킨다.

작품이 전시되는 장소의 안밖의 무너진 경계, 그리고 진정한 나를 찾아가고자 하는 의지 속에서 내면과 외면의 사이의 애매한 틈을 발견하길 기대하며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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