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정치권에 또 한 번 큰 ‘비리’ 파장이 일면서 살얼음판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 대선정국에서 재조명되고 있는 ‘화천대유’의 성남시 대장동 개발 의혹이 갈수록 가관인 상황이다.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는 자산관리회사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재임 때 추진한 대장동 공영개발사업에 참여해 과다 배당으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의혹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국민의 힘 곽상도 의원의 아들은 화천대유에서 근무하고 수십억 고액의 퇴직금을 수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을 샀고, 지난 26일 곽 의원은 탈당해야 했다. 여야 양쪽에 걸쳐 의혹이 제기되면서 날선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경기지사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이 화천대유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화천대유는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때 추진한 대장동 공영개발사업에 참여해 출자금의 1천154배에 이르는 배당금을 받았다는 특혜 의혹이 제기된 것. 

이에 관련 이재명 대선 후보 캠프는 지난 19일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등이 낙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검찰이 김 원내대표 측 주장의 허위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의 사실관계를 들여다볼 관측도 나온다. 용산서 관계자는 "자세한 조사 내용을 밝히긴 어렵다"며 "신중하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참고로 경찰청은 지난 4월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화천대유와 관련해 수상한 자금 흐름이 발견됐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다. FIU는 경제지 출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이성문 대표 등의 2019년 금융 거래에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화천대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19년 화천대유에서 26억8천만원을 빌렸다가 갚았고, 2020년엔 다른 경영진과 함께 12억원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지난해까지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473억원을 빌린 것으로 공시됐다. 

이 과정에서 법인에 손해를 끼쳤거나 법인 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정황이 확인된다면 배임·횡령 혐의로 정식 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있다. FIU 통보 이후 5개월간 경찰은 당시 자금이 오간 흐름을 분석하면서 관련자들을 함께 조사해 돈의 정확한 성격을 확인하고 있다. 다만 김 씨가 대장동 개발 사업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는지, 사업 시행을 맡은 특수목적법인 '성남의뜰' 주주 구성과 배당 방식을 설계한 인물이 누군지 등 이른바 사건의 '몸통'까지 경찰이 들여다보게 될지는 미지수다. 그리고 당사자들은 법인과의 자금거래가 대여금, 즉 '빌린 돈'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화천대유와 관련한 의혹의 칼날은 국민의힘을 향하기도 한다. 화천대유가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병채(32)씨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지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는 상황. 곽씨는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해 보상팀에서 근무하다가 올해 3월 퇴사했으며 월 233만∼380만원의 급여를 받았던 관계로 통상적인 퇴직금 수준(2천500만원)의 200배에 달하는 퇴직금(50억원) 액수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참고로 화천대유가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6년간 퇴직금으로 사용한 비용이 총 2억6천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지난 26일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를 마친 뒤 "곽 의원이 조금 전 대구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곽 의원의 법적 책임 유무는 향후 특검 수사 과정에서 밝혀지겠지만 그 여부를 떠나 공인으로서의 정치적 책임에 대해 국민의힘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장동 게이트는 서민들의 분양대금을 가로채기 위한 단군 이래 최대 개발 비리로 여야 그 누구든 어떠한 의혹도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한다"며 특검과 국정조사 도입을 재차 촉구했다. 또 병채 씨와 곽 의원은 근본적 책임이 이런 사업 설계를 가능하게 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대선정국에서 여야 모두에게 칼날이 되고 있는 ‘화천대유’ 의혹. 과연 그 파장의 끝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