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북한이 약 반년 만에 또 다시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쏘아 올리면서 한국과 미국을 향한 ‘저강도’ 무력시위에 나섰다. 북한 국방과학원은 9월 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기존에 많이 들어오던 ‘탄도미사일’이 아닌 ‘장거리 순항미사일’. 조선중앙통신은 "발사된 장거리순항미사일들은 우리 국가의 영토와 영해 상공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7천580초를 비행하여 1천500㎞ 계선의 표적을 명중했다"고 전했다.

북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1천500㎞ 표적 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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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항미사일은 포물선이 아닌 수평 궤도로 날아가는 제트엔진을 탑재한 미사일이다. 북한은 기존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수위 높은 무력시위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장거리순항미사일 발사를 각 언론에서 ‘저강도’ ‘은근한’ 무력시위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바로 순항미사일의 특징에 있다.

먼저 탄도미사일은 로켓의 추진력으로 포물선 궤도를 그리며 날아가 속도와 파괴력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탄도미사일과 달리 순항미사일은 제트엔진을 이용하며 수평 궤도로 날아가 정밀 타격은 용이하지만 속도는 탄도미사일보다 느리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중요한 점  탄도미사일은 탄두부의 무게가 무거워 핵탄두 등을 실을 수 있지만, 순항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려면 소형화를 통해 탄두 무게를 줄여야 한다. 즉 순항미사일은 정밀하게 움직이지만 탄도미사일보다 위력이 강하지 않고 핵탄두를 싣기 어려워 ‘저강도’ 무력시위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순항미사일은 대북 제재에 안 들어가지만 핵탄두 소형화 기술이 발달해 핵이 들어가면 달라진다. 또한 ‘저강도’라고 표현하지만 이번 북한의 장거리순항미사일은 ‘장거리’이기 때문에 주변국들에게는 여전히 큰 위협이다. 북한이 밝힌 사거리 1천500㎞는 일본 대부분 지역까지 도달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한국군이 보유한 순항미사일 현무-3C의 사거리와 비슷하다.

이에 대해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지대지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를 공개한 것은 처음"이라며 "순항미사일은 속도는 느리지만 정밀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중요 표적을 공격할 때 쓴다"고 설명했다. 신 위원은 "순항미사일은 대북 제재에 안 들어가지만, 핵이 들어가면 달라진다"면서 "이 미사일은 장거리 핵전력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처럼 여전히 큰 위협인 북한의 ‘장거리 순항미사일’. 특히 북한이 다른 국가들과 군사기술 교류가 있어 보여 신중한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류성엽 21세기 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과거에 시험 발사한 금성 3호가 러시아제 미사일의 카피(모방)에 가까웠던 것과 달리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의 꼬리 날개는 북한과 군사기술 교류가 있다고 의심되는 중국·러시아·이란·파키스탄 보유 순항미사일과 그 외형과 형상이 상이하다"며 "상당한 기술적 진보를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장거리순항미사일을 포함해 올해 들어 북한의 무력도발 시위는 벌써 네 번째다. 앞서 북한은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22일과 3월 21일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같은 달 25일에는 처음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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