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윤아 Pro] 요즘 참 감사하면서도 난감한 상황. 바로 지인 결혼식의 청첩장을 전해 받으며 참석 인원으로 부탁받았을 때가 아닐까. 49명으로 한정된 하객 명단에 올려준 것은 매우 감사한 일이나 코로나19의 심각한 확산 속에 하객이 모이는 결혼식장에 간다는 것은 한편으로 불안하기 때문이다. 

장기화된 코로나19 상황. 더 이상 결혼식을 미루기도 어렵다. 그래서 최근 일부 예비 신랑 신부들은 ‘결송합니다’라는 마음을 가지고 청접장을 전달하기도 한다. ‘결송합니다’는 “결혼해서 죄송합니다.”의 줄임말로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6주째 지속되면서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의 시름을 표현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12일부터 수도권에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4단계를 시행했고, 두 차례 연장해 오는 9월22일까지 적용 중이다. 현행 거리두기 4단계에서 예식장은 홀 규모와 관계없이 49인의 하객만 입장이 가능하다. 다만 종교시설은 수용 가능 인원에 따라 최대 99인, 콘서트장은 면적에 따라 최대 2000명까지 허용된다. 

정부는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을 최초로 발표하면서는 친족만 참여할 수 있다는 더 강한 조건을 발표했다. 하지만 인생에 있어 중대한 이벤트인 예식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등의 반발이 나오자 친고 친족과 관계없이 49명이 참여할 수 있다고 수칙을 완화했다. 완화 되었지만 여전히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은 일생에 있어 중대 이벤트임에도 마냥 기뻐하고 축하받을 수만도 없는 상황이라 난색을 표한다. 하객을 부를 때에 누구를 명단에 넣어야 할지, 초청이 지인을 난감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49명에 미치지 못하거나 넘으면 어떡하지 등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 이러한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을 빗대어 “결송합니다”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결송’한 상황은 짧은 시일 안에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이라 예비부부를 더욱 힘빠지게 한다. 현재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상황임에도 확진자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으며 확진자가 줄어 3단계로 내려간다 해도 결혼식 하객은 마찬가지로 49명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예비부부들의 이러한 고민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등장했다. 지난 11일에는 '결송합니다라는 단어를 아시나요'라는 청와대 청원이 게재 됐는데, 청원인은 다른 시설에 비해 과도한 결혼식장 규제를 지적하면서 정부가 형평성있는 인원제한과 결혼 관련 분쟁 해소책을 제시해달라고 호소했다. 콘서트(최대 2000명)나 종교시설(최대 99명) 등과 비교해 49명으로 묶인 예식장 제한이 형평성에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다. 

코로나 시국에 축하의 기쁨보다 이래저래 눈치를 봐야하는 예비부부들의 애달픈 심정을 담은 ‘결송합니다’라는 신조어. 감정적인 난감함을 넘어 예비부부들은 하객 ‘보증인원’ 설정에 있어서도 경제적 손실을 감안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에 대한 당국의 정확한 사안 파악과 소통 그리고 대책 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한편, 19일 예비부부, 신혼부부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단체 '전국신혼부부연합회'는 23일까지 서울시청과 중앙사고수습본부 앞에서 트럭 시위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코로나19 결혼식 정책과 관련해 '방역 지침의 형평성'을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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