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임수현 수습]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8일(현지시간) 델타 변이를 막기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화이자는 8월 백신 부스터샷의 긴급사용 승인을 미 당국에 신청할 예정이라고 최근 밝힌 바 있다. 

부스터샷은 백신의 면역 효과 연장·강화를 위한 추가접종을 말한다. 예를 들어 1회 접종으로 개발된 백신을 2회 접종하거나, 2회 접종으로 개발된 백신을 3회 접종하는 등 추가 접종을 하는 것을 부스터샷이라 부른다. 세계적으로 지난 해 말부터 접종이 시작된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화이자와 모더나 등 다수의 백신이 2번 접종하는 방식인데, 여기에 한 번 더 추가해 3차 접종을 하는 것이 부스터샷에 해당한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부스터샷 개발에 나선 것은 전염력이 훨씬 강한 델타 변이가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백신 접종 6개월 후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화이자에 따르면 임상시험 결과와 세계 각국의 보고를 근거로 백신 접종 6개월 뒤부터 면역 효과가 약해진다는 점에서 접종 후 6∼12개월 안에 세 번째 주사, 즉 부스터샷을 맞아야 한다. 미카엘 돌스텐 화이자 최고과학책임자(CSO)는 부스터샷을 접종하면 2회차 접종 직후와 비교해 면역 수준이 5∼10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화이자는 미 당국에 다음 달 중으로 백신 부스터샷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하지만 FDA는 부스터샷의 효용성에 대해 아직은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FDA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화이자의 이런 계획이 발표되자 "현재로서는 부스터샷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제동을 건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2일(현지시간)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필요성을 논의하기 위해 미 식품의약국(FDA) 등 정부 고위 관리들과 면담한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따라서 이날 회의에서 화이자와 미 보건당국은 부스터샷의 필요성 여부와 긴급 승인 문제를 논의되었다. 

양측의 주장이 대립하는 가운데 미 전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아직은 부스터샷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없다면서도 향후 접종 승인 가능성은 열어뒀다. 파우치 소장은 "현재 우리가 가진 데이터와 정보로는 세 번째 주사를 놓을 필요는 없다"면서 "이는 우리가 여기서 멈춰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지금 부스터샷의 타당성에 관해 진행 중인 여러 연구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분명히 언젠가 부스터샷을 필요로 할 가능성이 있다"며 데이터가 축적되면 향후 몇 달 안에 나이와 기저질환 등에 따라 정부가 부스터샷 접종을 권고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양 기관과 국립보건원(NIH)은 부스터샷이 필요한지, 언제 필요한지 검토하는 과학에 기반한 엄격한 절차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제약사가 제출한 자료를 포함해 여러 자료를 고려하겠지만 자료에만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학적 필요성이 입증되면 부스터샷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돌스텐 CSO에 따르면 이미 유럽을 비롯한 다수 국가에서 화이자 측에 부스터샷 필요성을 문의했으며, 일부 국가는 미국에 앞서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스라엘과 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는 코로나19) 백신의 '부스터샷'을 접종키로 했다. 부스터샷 접종이 시작되면 백신 수요가 그만큼 더 늘어난다는 점에서 화이자는 생산량을 늘릴 방안을 모색 중이다. 부스터샷에 대한 심층적인 고민, 국내 역시 델타변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조만간 부스터샷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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