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산업계 전반에서 ESG가 경영의 주요 화두로 자리 잡으면서 게임업계도 뒤늦게 ESG 경영에 뛰어들고 있다.

EGS는 Environment(환경)-Social(사회)-Governance(지배구조)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EGS 경영은 기업 활동에 있어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한다는 철학이다. 과거와 달리 현재와 미래에는 무조건 적인 생산과 발전에 목매는 것이 아니라 EGS 경영 철학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말로, 기업을 넘어 한 국가의 발전을 좌우하는 키워드로 급부상했다. 

지난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지난 3월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한 이후 게임사들이 ESG 관련 조직을 속속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펄어비스는 코스닥 상장사 중 최초로 지난달 ESG 태스크포스(TF)를 설립했고, 컴투스와 게임빌은 이달 중 ESG 위원회를 신설한다.

또 넷마블은 하반기 중 이사회 산하 직속으로 ESG 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했다. 아울러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슨 역시 "경영전략 차원에서 ESG 경영 도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사들의 EGS 경영 움직임의 배경은 무엇일까? 게임사들의 이런 움직임은 2025년부터 ESG 관련 공시가 단계적으로 의무화됨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비록 게임업체들 대부분이 코스닥에 상장돼 있기에 당장 의무를 부담하지는 않지만, 게임산업이 최근 수년간 '초고속 성장'을 이룬 만큼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에 대응하려는 목적이라는 것.

여러 게임사별로 ESG 경영의 세부 방향성은 나뉘지만, 업체들은 우선 환경과 사회공헌 문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 환경과 사회공헌 분야에는 아직 모두 취약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작년 기준 게임업계 ESG 등급 평가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엔씨소프트로, B+ 등급이었다. 상장사 중 넷마블, 컴투스, 펄어비스, 웹젠 등은 B등급을, 넥슨지티는 C등급을 받았다. 이중 환경 분야에서는 상장된 게임업체 모두 D등급을 받아 개선할 여지가 크다.

일례로 엔씨소프트는 신사옥인 글로벌 연구개발혁신센터를 설계 단계부터 최고 수준의 친환경 인증을 목표로 건립하기로 했다. 그리고 넷마블은 새로 완공된 신사옥 '지타워'가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빗물을 조경수로 사용하고, 조경수를 청소용수로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갖췄고, 태양광·연료전지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설비도 설치됐다.

또 사회 부문에서는 각사 사회공헌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엔씨소프트의 엔씨문화재단은 부산 지역 소외 청소년 양육시설을 대상으로 미국 MIT(매사추세츠공대) 과학 특별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엔씨문화재단은 작년부터는 MIT와 스탠퍼드대가 이끄는 AI 윤리 커리큘럼 개발에도 후원하고 있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다문화 청소년을 위한 해밀학교 후원, 글로벌 IT 교실 조성 등에 지원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은 2018년 넷마블문화재단을 설립해 게임문화체험관을 만들고,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 등을 개최하고 있다.

최근 ESG 경영의 중요성이 강조돼 왔지만, 게임업계는 제조업과 다르다는 특성 때문에 특히 환경 분야에 다소 늦게 관심을 기울인 면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AI 윤리에 대해 재점검하는 등 게임업계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높아진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ESG 경영을 논의하고 방향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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