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미제로 남은 제주 강간 사건...체액 묻은 휴지뭉치 속 DNA 분석
[이슈체크] 미제로 남은 제주 강간 사건...체액 묻은 휴지뭉치 속 DNA 분석
  • 보도본부 | 홍탁 PD
  • 승인 2021.06.1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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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홍탁 PD / 구성 : 심재민 기자] 2021년 6월 15일 이슈체크입니다. 제주에서 20여 년 전 벌어진 강간 사건의 범인이 유전자(DNA) 분석을 통해 공소시효 만료 하루 전 재판에 넘겨진 사실이 알려지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 이슈체크에서 DNA분석 기술 발전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제주 강간 미제 사건을 살펴보겠습니다. 심재민 기자와 함께합니다. 

Q. 재조명 되고 있는 제주 강간 미제 사건, 어떤 사건입니까?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50대 남성 한모 씨를 20년 만에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주거침입강간) 혐의로 최근 기소했습니다. 한씨는 2001년 3월 제주의 한 가정집의 침입해 피해자를 강간한 혐의를 받는데요. 사건 발생 당시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당시 목격자가 없고 CCTV도 설치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피의자가 사건 현장에 남긴 증거품은 피의자의 정액이 묻은 휴지 뭉치가 유일했습니다. 경찰은 휴지 뭉치에 묻은 정액에서 피의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DNA를 발견했지만, 당시 검출된 DNA와 일치하는 인물을 알아내지 못했고, 결국 제주경찰 역사에 미제 사건이 하나 더 추가됐습니다. 

Q. 그런데 피의자로 지목된 한 씨가 현재 다른 수많은 성범죄 등 사건으로 복역 중인 상태라고요?
네. 한 씨는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2004년 제주를 떠났고, 이후 2009년까지 인천과 경기, 서울 등지에서 강간 등 성범죄 18건과 강력범죄 165건 등 모두 183건의 범죄를 추가로 저지르다 인천에서 검거됐습니다. 한씨는 2009년 5월, 징역 18년을 선고받아 교도소에 복역 중인 상태입니다. 

Q. 제대로 처벌을 받아 수감이 되었다면 추가 사건들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안타깝네요. 늦었지만 19년 만에 갑자기 수사에 진전이 생긴 이유가 무엇입니까?
네. 2019년 3월 대검찰청에 한 통의 DNA 분석 결과가 도착했는데 해당 DNA가 한씨의 DNA와 일치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휴지 속 DNA를 통해 추가로 기소된 한씨의 첫 번째 범행은 2001년 3월 제주에서 벌인 또 다른 강간 사건인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는데요. 이에 해당 사건을 맡은 서귀포경찰서는 다른 지역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한씨를 제주교도소로 이감해 추가 수사를 진행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며 제주지검은 공소시효 만료 하루 전인 지난 3월 2일 한씨를 기소했습니다. 그렇게 그는 제주 강간 사건 혐의로 지난 4월 8일 첫 재판을 받았습니다.

Q. 과거에는 밝혀지지 않았던 DNA 분석이 어떻게 19년 만에 일치한다는 결과로 나올 수 있었습니까?
국과수는 신원을 알 수 없는 건에만 DNA 추출물을 영하 80도 초저온 냉동고에 보관해 두고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국과수에서 미제 사건 현장에서 추출한 1천800여 개 DNA를 재분석하는 사업을 진행했는데요. 한 씨 사건도 그 사업의 일환으로 DNA 재분석이 이뤄졌습니다. 2001년 당시 휴지 뭉치에 묻은 정액에서 채취한 DNA를 분석했을 때만 해도 유전자 좌위(정보)가 한씨의 것과 단 4개만 일치했지만, 2019년 재분석 때는 유전자 좌위 20개가 일치한다고 나왔습니다. 전문가에 따르면 최소 9개 좌위가 일치하면 동일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Q. DNA 검사 기술의 발전이 다른 결과를 가져온 거군요.
네. 달라진 유전자 분석 방식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짧은 연쇄 반복 이른바 STR 검사 방식으로 유전자를 분석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찾아낼 수 있는 유전자 좌위 수는 23개 이상입니다. 반면 2000년대 초반에 사용했던 유전자 검사 방식으로 알아낼 수 있던 유전자 좌위 수는 10개 이하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Q. 한 씨에 대한 세 번째 공판이 어제였죠, 14일 열렸습니다. DNA를 분석한 국립과학수사원 관계자가 증인으로 직접 출석하지 않았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이날 재판에서는 국과수 유전자과 보건연구관 A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습니다. A씨는 2019년 한씨의 유전자 정보를 재감정한 장본인으로 이날 재판에서 "일란성 쌍둥이가 아니고선 DNA 정보가 똑같을 수 없다"고 증언했습니다. 특히 그는 "다른 유전자 검사법의 경우 검사 결과를 토대로 용의자를 배제해 나가는 방식"이라면 "이번 사건에 사용한 STR 방식은 이 사람이 이 현장에 증거물을 남긴 사람이다, 아니다를 판명하는 검사법"이라고 말하며 증거에 힘을 실었습니다. 

네. 끈질긴 유전자 분석을 통해 공소시효 만료 하루 전 재판에 넘겨진 제주 강간 사건. 하지만 한 씨 측이 검찰이 제출한 증거 대부분을 동의하지 않으면서 향후 법정 공방을 예고했습니다. 한 씨의 다음 재판은 오는 7월 12일에 열리는데요. 과연 20년 전 강간범 체액이 묻은 휴지뭉치 속 DNA가 법정 증거로 채택될 수 있을까요? 정확한 법원의 판단으로 피해자의 억울함이 풀리고 우리 사회의 정의가 구현되기를 바랍니다. 이상 이슈체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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