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 간 재산범죄에 대해 형벌이 면제되는 ‘친족상도례’...강도죄-손괴죄는 제외 [지식용어]
친족 간 재산범죄에 대해 형벌이 면제되는 ‘친족상도례’...강도죄-손괴죄는 제외 [지식용어]
  • 보도본부 | 조재휘 기자
  • 승인 2021.06.1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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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임수현 수습]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 씨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뜨겁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일 밤 손 씨의 아버지가 자신의 블로그에 ‘친족상도례’를 언급했다.  

‘친족상도례’는 8촌 이내 혈족이나 4촌 이내 인척, 배우자 간 발생한 재산범죄(절도죄·사기죄·공갈죄·횡령죄·배임죄·장물죄·권리행사방해죄 등)에 대해 형을 면제하거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한 특례를 말한다.

예외적으로 강도죄와 손괴죄도 재산죄이지만 그 죄의 특성상 친족상도례를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죄는 친족을 상대로 저지르더라도 보통의 예를 따라 취급하게 된다. 게다가 반의사불벌죄도 아니기에 피해를 입은 친족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하더라도 양형 과정에서 참작 사유는 될 수 있지만 처벌을 면치는 못한다.

친족상도례는 친족 간의 일을 국가권력이 간섭하지 않고 친족 내부에서 해결하도록 한 것이지만, 헌법에 따른 재산권 보호와 행복추구권에 위반된다는 논란이 있다. 또한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있어 현행법으로 사실상 피해를 구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간의 범죄는 유죄판결의 일종인 형면제에 그친다. 그러나 그 밖의 친족 간의 범죄는 친고죄로 되어 있어서 고소가 없는 한 공소기각판결을 하도록 되어 있다는 불균형도 지적된다. 

앞서 고 손정민 씨의 아버지가 아들을 향한 그리움을 드러내며 친족상도례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블로그에 '도덕과 법률의 경계'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이 이어지면서 우울해지다가 퇴근 때 지하철에서 내리는데 비가 오기 시작했다. 갑자기 눈물이 봇물처럼 터졌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정민이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무력감이 지배하면서 집에 가기 전 수습해야해서 얼른 작은누나에게 전화했다. 한바탕 울고 나니 좀 나아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손 씨는 "말짱한 모습으로 집에 들어갔다. 아내에게 절대 보일 수 없는 모습이다. 힘들어하는 아내는 울 수 있어도 제가 그 앞에서 그럴 순 없다. 아내는 제 블로그를 잘 안 보니 괜찮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즘 들었던 얘기 중 내가 너무 법률에 무지했구나 하는 게 있었다"면서 '친족상도례'를 언급했다.

그는 친족상도례를 설명하며 "자녀가 잘못했어도 부모가 범인도피를 도와주거나 증거 인멸하는 것도 이 법률에 의해 죄를 물을 수 없다고 하더라"며 "지금까지 제가 살던 것과 너무 다른 얘기"라고 한탄했다.

가정에서 일어난 일은 가정에서 해결하도록 둔다는 내용의 ‘친족상도례’. 최근 친족 관계의 장애인을 상대로 하는 범죄도 증가하고 있어 형법이 개정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친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형을 면제하는 규정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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