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일각에서 가상화폐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과장된 분위기가 만연한 가운데, 작년 말부터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시세가 폭등하고 바로 이런 가상화폐를 이용한 사기 사건이 함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가상화폐 사기로 인한 소비자 피해액이 8천200만달러(약 912억원)에 육박했다고 보도했다. 1년 전인 2019년 4분기∼2020년 1분기와 비교할 때 피해액은 10배 이상으로 불어난 수준. 이는 주로 미국 내 피해자들이 당국에 신고한 금액이라는 점에서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되는데 특히 투자금을 가로채는 투자 회수 사기인 ‘러그풀’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러그풀(rug pull)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투자를 받은 프로젝트 개발자가 프로젝트를 갑자기 중단해 투자금을 가로채는 투자 회수 사기를 말한다. 러그풀을 직역하면 '러그(양탄자)를 잡아당긴다‘는 의미가 된다. 이렇게 러그풀을 하면 그 위에 있는 사람들은 균형을 잃고 쓰러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을 가상화폐 시장에 접목해 암호화폐와 탈중앙화 금융(DeFi) 시장에서 프로젝트 개발자가 프로젝트를 갑자기 중단해 투자금을 가로채고 유동성을 회수하는 등 매도 악순환을 초래해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힌다는 의미로 사용되게 되었다. 

가상화폐 사기는 최근 미국에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탈중앙화 금융 시장인 '디파이'(DeFi)에서 특히 급증하는 추세다. 왜냐하면 중앙화 된 암호화폐 거래소와 달리 중앙기관의 감시나 규제를 받지 않기에 사용자들이 무료로 상장할 수 있고 감사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대출, 자산거래, 보험 서비스 등이 이뤄지는 디파이에서는 투자자들의 가상자산에 대해 통상적인 이자율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는 상품이 많지만 이 중에는 고객의 투자금을 빼돌리는 러그풀 사기 수법인 경우도 적지 않기에 주의해야 한다. 블록체인 분석업체인 사이퍼트레이스에 따르면 올해 1∼4월 디파이에서 벌어진 사기 사건 피해액은 8천340만 달러(약 928억 원)로 지난해 전체의 2배를 넘어 경악케 한다. 

대표적인 러그풀 사례는 국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도지코인의 밈 코인으로 화제를 모은 진도지코인(JINDOGE) 사례가 그렇다. 이를 개발한 개발자가 전체 물량의 15%에 달하는 진도지코인을 갑자기 한꺼번에 매도하면서 가격이 97%나 폭락한 바 있다. 이 러그풀 사건으로 많은 투자자가 큰 손실을 입고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가상화폐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연한 가운데 헛된 희망에 눈이 먼 사람들을 노리는 ‘러그풀’ 사기 행각. 특히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많이 이러한 사기 행각이 급증하고 있는데, ‘탈중앙화’라는 편의성 이명에 관련 규제 미비와 디지털 통화의 익명성이 사기꾼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확천금의 허황된 꿈에 빠져 각종 사기행각의 먹잇감이 되지 않도록 주의 또 주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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