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임수현 수습] ‘SELF’ ‘DIY’. 무언가 구매를 하거나 어떤 서비스를 받으러 갔는데 이런 문구가 있다면 그리 반갑지 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온전한 서비스를 다 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움직여 직접 취해야 하는 ‘노동’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셀프와 다이가 매력 요소로 떠오르며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선 곳이 있다. 바로 가구 기업 ‘이케아(IKEA)’. 이곳은 스스로 노동을 들여 모양은 같을지언정 나의 정성이 오롯이 들어간 나만의 가구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이 되었고, 사회적으로 ‘이케아 효과’라는 명칭까지 만들어 냈다.

이케아 효과는 이케아 가구들이 그렇듯 조립형 제품을 스스로 조립하면서 완성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더 큰 만족도를 얻는 효과를 말한다. 이케아 효과를 용어적으로 풀이를 해보면 무언가를 완성하기 위해 직접 노동을 하면 결과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생기는 인지적 편향 현상을 의미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는 이케아 효과는 이케아만의 직접 운반, 직접 조립 방식에서 파생되었다. 스웨덴의 가구업체 이케아는 저렴한 가격 및 단순한 디자인과 함께 소비자로 하여금 자신이 구매한 제품을 직접 운반하고 조립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주목을 받았다. 기존 가구 회사들처럼 완성품이 아닌 이케아만의 플랫팩 형태로 고객에게 판매를 하고 고객이 직접 부품을 조립하는 방식이 소비자에 먹힌 것. 가구를 얻기 위한 과정에서 작업량의 약 80%를 고객 스스로 처리해야 하는 불편함이 오히려 특색으로 다가간 것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이케아의 서비스는 다소 불편하다. 그런데 왜 소비자들은 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이케아에 열광하는 것일까? 그것은 이케아의 ‘셀프’ ‘다이’ 전략이 소비자의 심리적인 완성욕구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특히 조립비 절약, 조립하는 과정에서의 재미와 모험, 매 번 늘어가는 스킬 등의 요소가 어떤 감성을 충족시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제품의 모양은 같을지라도 ‘내가 조립했다’는 성공 심리가 더해져 세상에 하나뿐인 나의 가구로 인식하게 한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있다. 그래서 이케아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이케아 효과는 강하게 나타난다.

이케아 효과는 실험에서 증명되기도 했다. 마이클 노튼(Michel Norton)과 댄 애리얼리(Dan Ariely)가 실험을 통해 이케아 효과를 풀이해 낸 것이다. 하버드 대학의 노튼과 듀크 대학의 애리얼리 교수는 실험에서 참가자들에게 종이접기를 시키고 완성한 작품을 경매에 부치도록 했다. 그 결과 상당수의 참가자들이 비싼 값을 지불하더라도 자신의 작품을 자신이 낙찰 받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사람들이 직접 만든 무언가에 대해 특별한 애착, ‘이케아 효과’를 갖게 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케아 효과는, 이케아라는 기업을 넘어 많은 기업들이 최종 완성 전 단계에서 제품을 판매하게 하는 전략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다이’ ‘셀프’의 불편함을 ‘애착’으로 승화하는 이케아 효과를 마케팅에 적극 이용하는 것. 기업은 제작 과정을 줄여 비용을 절약한 이점이 있고, 소비자는 감성과 애착을 충족할 수 있는 이케아 효과에 많은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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