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평소 가족이라고 부르는 반려동물은 정작 음식을 먹는 순간에는 소외되곤 한다.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음식과 반려동물이 먹을 수 있는 음식에 차이가 있다 보니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반려동물에게 무엇보다 좋은 음식을 먹이고 싶고, 맛있는 음식을 주고 싶은 보호자에게는 고민스러운 상황일 수밖에 없다.

특히 반려동물에게 먹이는 음식은 성분 하나하나 조심스럽다. 반려동물마다 알레르기가 있는 성분이 다르다 보니 같은 간식을 먹이더라도 완전히 다른 반응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나의 반려동물의 체질에 맞게 직접 만들어 먹일 수 있다면 좋지만, 그러지 못할 때는 성분검사와 등록을 확실하게 거친 업체에서 구매해야 한다. 이에 관하여 구로에서 하루의하루를 운영하는 김초롱, 박규원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구로에 위치한 펫푸드전문점 하루의하루, 김초롱 ,박규원 대표

Q. 하루의하루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하루의하루’의 대표님은 미슐랭 레스토랑 쉐프 출신이다. 센터장인 나는 주기적으로 미식 모임을 열고 다닐 정도로 먹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우리가 반려동물인 ‘하루’를 만나게 되었다. 가족이 된 하루를 만나고서 더 안정적인 삶이 되었다. 어느 날, 하루의 사료를 주다가 문득 “어? 이 사료 하루도 질리지 않았을까? 다른 맛도 먹고 싶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려동물화 된 이 친구들은 과연 이 사료를 먹으면서 행복할지, 그렇다면 어떤 음식을 줄 때 건강에 도움이 될지 고민하게 되었다.

휴먼그레이드 식자재를 이용하여 우리 하루에게도 다양한 식감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반려동물을 위한 케이크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그 생각이 든 순간부터 반려동물에 관련한 영양학과 레시피, 다양한 자료조사를 시작하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임대차 계약을 하고 부동산에 도장을 찍고 있더라. 코로나19가 시작되고 전 국민이 불안에 떨기 시작한 2020년 4월 20일이었다. 그 날은 하루가 우리 집에 온 지 3주년이 되는 날짜였다. 하루를 위해 사업을 시작한 날짜가 하루가 우리의 가족이 된 날이라니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물론 처음에는 주변에서 만류가 컸다. 미슐랭 레스토랑 쉐프라는 잘나가는 수식어를 버리고 왜 갑자기 기약도 없는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되겠다고 하는 거냐며 걱정과 충고가 쏟아졌다. 이러한 주변 반응에 짐짓 기가 죽을 법도 했지만, 아무것도 안 보였다. 그냥 해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강아지 고양이들의 케이크 맛집, 댕냥이들의 쉐프님이 되는 길을 걷기 시작했다.

Q. 하루의하루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소개해 주십시오.

A. 제조되는 모든 간식과 케이크는 강아지가 먹을 수 있는 휴먼그레이드 식재료를 이용하여 만들고 있다. 또한, 첨가제나 보존제가 전혀 들어있지 않아서 안심하고 급여하실 수 있다. 대표메뉴인 강아지와 고양이 케이크는 알록달록 예쁜 색감으로 사람용 케이크보다 예쁘다는 칭찬을 받는다. 사람이 먹는 케이크처럼 인공색소 한 방울이면 충분히 원하는 색을 만들 수 있지만,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천연파우더만 이용해 조색한다. 단호박, 비트, 딸기, 케일, 캐롭, 시금치 등 원물을 말린 파우더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 또한 원물 파우더의 칼로리까지 꼼꼼히 계산해서 소화 기관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연구하고 있다.

또 반려동물의 사진을 보내주시면 강아지 고양이가 먹을 수 있도록 개발한 크림을 이용해서 케이크 위에 아이들의 얼굴을 그대로 그려드리는 커스텀 케이크도 인기가 많다. 원하는 문구를 적어드리는 레터링 케이크는 건강과 비주얼 모두 잡은 메뉴다. 그렇다 보니 꼭 기념일이 아닐 때도 많이 주문해주신다.

Q. 제품 판매뿐 아니라 클래스도 운영한다고 하던데.

A. 클래스는 간식 제조 및 판매 못지않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펫푸드 원데이 클래스와 펫푸드 관련 자격증 클래스, 그리고 예비 창업주분들을 위한 창업반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정말 많은 분이 반려동물을 위해 간식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 하시고 직접 만들어 먹이고 싶어 하신다.

하루의하루에서는 한국펫영양협회의 반려동물 수제간식 자격증과 반려동물 베이커리 자격증, 강아지 고양이 영양학 자격증인 펫푸드 지도사 자격증2급을 취득할 수 있다. 여기에 펫푸드 지도사 자격증 1급까지 취득하고 직접 협회의 자격증을 배출할 수 있는 한국펫영양협회 센터다. 그렇다 보니 더욱 신뢰해 주시고 수업을 들으러 와주시는 수강생님들이 많다.

▲ 구로 하루의하루 내외부전경 및 포트폴리오

Q. 반려동물 간식 공방 설립 과정에 어려운 점이 있다면?

A. 사실 이쪽 사업이 공장과도 같은 제조업의 기준을 충족해야 하면서도 서비스업과 도소매업 사이에 끼어 있다. 그렇다 보니 숙지해야 하는 것들이 한두 개가 아니다. 그리고 관련 법령이 정말 너무 까다로워 시작하고도 끝까지 살아남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일단 판매되는 모든 간식의 성분을 연구기관에 의뢰하여 성분검사를 하고 시청에 성분등록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제조하는 곳은 제조업 공장 기준의 허가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성분검사 후 등록까지 완료된 간식들은 6개월마다 있는 자가품질 검사까지 시행해야 한다. 한 메뉴를 만들어서 판매하는데도 메뉴 하나당 관련 법령을 지키기 위해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알레르기가 있는 친구들을 위해서 똑같은 케이크여도 안에 필링을 닭고기로만 판매할 수 없다. 오리고기나 소고기나 연어 등 다른 재료로 변경할 수 있도록 판매하려면 같은 메뉴여도 전부 각각의 성분검사 및 등록에 따른 비용과 시간이 든다. 자본력이 없는 소상공인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런 기준에 대해서 제대로 확립된 기준이 없고, 담당 공무원들도 낯설어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우리 또한 의지 하나로 시작했고, 스스로에 대해 믿음이 강했지만, 막상 그 과정에서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그래서 법령부터 준비 순서나 단계들을 꼼꼼히 알려드리고 처음부터 가게를 여는 그 순간까지 옆에서 힘이 되어드리고 싶다. 그렇게 배우신 수강생님들이 포항, 전주, 이천, 등에서 창업에 성공하셨을 때의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먼 지역에서부터 배우러 와주셨던 순간들부터 함께 나눈 고민까지 도움을 드리는 쪽이었지만, 우리도 수강생님들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

Q. 하루의하루가 수제 간식을 개발하는 과정을 설명해달라.

A. 정확한 영양학에 대한 지식 없이 만들어지는 펫푸드는 그들에게 영양학적으로 큰 리스크를 줄 수 있다. 그래서 영양학 자격증을 취득했을 뿐만 아니라 펫푸드 사업이 크게 발달한 미국이나 일본의 펫푸드 연구 논문 자료를 찾아보기도 했다. 사람에게는 좋은 재료여도 반려동물에게는 해로운 기능을 하지 않는지부터 연구자료를 찾아보기도 한다. 그러고 나면, 레시피를 개발하기 위해 아이디어 회의를 시작한다.

건강한 간식을 제조할 수 있도록 연구하면서 비주얼도 놓칠 수가 없다. 그때부터는 대표님께서 다년간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며 쌓아 온 경험을 활용한다. 그러고 나면 연구기관에 성분검사를 보내서 성분검사 결과를 토대로 더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힌 간식이 될 수 있도록 레시피를 수정한다. 그러고 나면 성분등록 허가까지 마친 후에 판매가 된다.

사람이 먹는 것들과 같은 비주얼을 하는 반려동물 음식을 제조하기란 만만치가 않다. 반려동물이 먹을 수 있는 한정적인 재료를 이용해서 사람이 먹는 음식과 같은 비주얼을 내려면 정말 많은 실패를 거듭하고 도전해야 한다. 또 하루의하루는 보존제와 첨가물도 넣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유통기한과 보관방법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

▲ 하루의하루에서 수업 및 판매중인 다양한 수제간식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A. 최근에 고구마를 빼고 케이크를 만들어 줄 수 있냐며 크리스마스이브에 픽업 예약을 하고 싶다는 상담을 받았다. 반려동물인 강아지가 자가면역성 혈소판감소증이라는 질병을 앓고 이번에 완치판정을 받아 생애 처음으로 케이크를 해주고 싶어 하시는 분이셨다. 하지만 아이가 고구마 알레르기를 심하게 앓고 있었고, 케이크 주문 시 고구마를 빼고 주문할 수 없냐는 질문에 대부분 고구마를 사용하는 업체 모두에게 거절을 당하셨다. 고구마를 빼면 성분등록을 한 케이크와는 제조공정이 다른 케이크가 되기 때문에 어렵다는 답변을 드릴 수밖에 없었다.

그때부터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판매는 당연히 불법이고, 다른 레시피를 그분을 위해서 개발해서 성분검사를 받고 만든다고 하더라도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으로나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열네 살 동안 생일이 없던 그 아이를 위해, 처음으로 완치판정과 함께 축하를 해주고 싶으셨다는 손님을 위해서 산타가 되기로 했다. 판매도, 서비스의 개념도 아닌, 어떠한 홍보도 비용도 보답도 받고 싶지 않지만, 오지랖을 부리고 싶은데, 부담되시거나 기분이 나쁘지만 않으시다면 허락해달라고 말씀드렸다.

우리가 1년 중에 생일보다 더 좋아하는 날이 크리스마스이다 보니,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아이에게 선물하고 싶었다. 아가 얼굴을 커스텀해서, 아이의 다른 질병이나 주의사항 등을 여쭤보고 맞춤 커스텀 케이크를 그냥 선물로 드렸다. 그 손님과 눈물로 나눈 대화는 잊을 수가 없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반려동물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진심을 담아 영양학적으로 안전한 펫푸드를 제조하다 보니, 그런 마음들이 다 전달되는 것 같다. 우리가 노력했다기보다는 그분들이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 보니, 이곳을 찾아주신 것 아닐까 싶다. 그 덕분에 코로나19로 힘든 이 시국에도 매출이 상승세를 찍고 있고, 삼성전자에서 열리는 펫푸드 강연에 초대받고 있다. 나아가 시국에 맞추어 온라인 클래스로 유명한 클래스101의 온라인 강의도 런칭하게 되었다. 감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Q. 하루의하루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바야흐로 반려동물 전성시대인 지금, 그들이 안전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고 행복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에게 의식주가 필수이듯, 이제 가족이 된 그들에게도 건강한 식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관련 법령과 펫푸드 사업의 격차가 너무나도 크지만, 어서 빨리 선진국의 좋은 사례들을 수용해서 펫푸드 사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하루의하루가 그 선두에 앞장서서 많은 공부를 하고 개발을 해서 모든 반려인분에게 건강한 레시피를 공유해드리고 싶다. 사람이 먹는 음식을 배우는 한식, 중식, 양식 요리학원이 있듯이 반려동물을 위한 음식을 배우는 펫푸드 아카데미를 설립할 것이다. 단순히 비주얼에 치우친 레시피를 안내해 드리는 게 아닌, 다양한 질병과 알레르기에 대체할 수 있는 식재료도 함께 알려드리고 싶다. 강아지, 고양이 영양학 이론 수업도 전문적으로 알려드릴 수 있는 강의를 하고자 한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