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이건희 컬렉션’이 6월부터 특별전 등을 통해 공개될 것으로 알려지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건희 컬렉션’은 고(故) 이건희 회장이 평생 동안 수집해온 문화재와 미술품을 지칭하는 말로, 고인은 선친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뒤를 이어 고미술품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수집 활동을 계속해 개인 자격으로 국보급 문화재를 국내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이 기증을 결정한 문화재와 미술품은 이 회장 소장품 1만1천23건, 약 2만3천여 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증이 결정된 '이건희 컬렉션'에는 국보급 수작과 세계적인 미술품이 상당수 포함됐다. 미술계에서는 '이건희 컬렉션'의 총 가치가 2조∼3조원에 이르며, 시가로는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예술성·사료적 가치가 높은 주요 예술품을 대규모로 국가에 기증한 것은 사실상 국내에서 최초이며 이는 해외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역대급 수준이라 관심이 뜨겁다. 정부는 방대한 규모의 기증이 이뤄져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의 수장고가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에 수장고나 별도 미술관 신설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사회의 관심이 높아지자, 지난 달 28일 ‘이건희 컬렉션’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우선 유족 측이 이 회장 소장품 1만1천23건, 약 2만3천여 점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다. 또 '이건희 컬렉션'을 위한 별도 미술관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수장고도 부족하고, 이번 기증을 계기로 문화재 기증이 가속화할 가능성도 있다"며 "미술관과 수장고 건립은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근현대 미술관' 형태로 할지, 기증자 컬렉션으로 할지는 즉답하기 어렵고 앞으로 검토하고 방향을 정해야 할 것"이라며 "고인의 훌륭한 뜻이 한국을 찾는 관광객과 많은 사람에게 공감되고 향유되도록 만드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많은 문화재를 기증받은 국립중앙박물관은 6월부터 대표 기증품을 선별한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특별공개전(가제)'을 시작으로 유물을 공개한다. 내년 10월에는 기증품 가운데 대표 명품을 선별 공개하는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명품전(가제)'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 국립중앙박물관은 13개 지방소속박물관 전시와 국외 주요 박물관 한국실 전시, 우리 문화재 국외전시 등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역문화를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문화 강국의 이미지를 국외에 확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8월 서울관에서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명품전(가제)' 개최를 시작으로, 9월에 과천, 내년 청주 등에서 특별 전시와 상설 전시를 통해 작품을 공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더욱 많은 국민이 소중한 미술자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지역 공립미술관과 연계한 특별 순회전도 개최하고, 해외 주요 미술관 순회전도 진행해 한국 미술에 대한 국제적 위상을 높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두 기관은 기증품의 이미지를 디지털화해 박물관과 미술관 누리집에 공개하고, 디지털 이미지를 활용한 주요 대표작 등을 국외 박물관과 미술관에 알릴 계획이다. 그리고 ‘이건희 컬렉션’의 역사적·예술적·미술사적 가치를 조망하기 위한 관련 학술대회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故 이건희 회장 소장품의 기증으로 우리나라 박물관·미술관의 문화적 자산이 풍성해졌으며 해외 유명 박물관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특히 미술관의 경우 그동안 희소가치가 높고 수집조차 어려웠던 근대미술작품을 보강하는 계기가 됐으며 한국 근대미술사 전시와 연구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유족의 이번 ‘이건희 컬렉션’ 기증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황 장관은 이번 기증이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별개의 사안"이라며 "이번 기증은 고인이 생전에 밝혔던 훌륭한 정신을 실현한다는 사안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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