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링(Upcycling)은 ‘재활용’을 의미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과 유사하지만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간 개념이다. 단순히 물건의 재료를 다시 사용하는 수준이 아니라 못 쓰게 된 낡은 물건에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을 더해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입지 않는 옷을 가방, 쿠션 등으로 만드는 것도 모두 업사이클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업사이클을 통해 재탄생한 제품은 개인에게는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물건이 된다. 사소한 일처럼 보일 순 있지만, 작은 물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루듯 쓰레기를 줄이고 업사이클링을 실천하는 작은 손길이 모이면 얼마든지 지구와 자연을 살릴 수 있다. 결국에는 지구가 살 수 있어야 나와 내 가족의 내일이 건강해지는 법이다.

이에 관하여 의정부에서 바더만을 운영하는 최진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의정부 바더만 최진아 대표
▲ 의정부 바더만 최진아 대표

Q. 바더만의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많은 분이 환경보호에 대한 뉴스들을 많이 접해보셨을 것이다. 나 또한 버려지는 쓰레기들로 인한 바다오염 등의 환경오염에 관한 기사들을 많이 접했다. 환경운동과 더불어 업사이클링이라는 운동도 함께 일어났지만 번거롭거나 귀찮다는 이유로 누구나 함께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번 쓰이고 버려지는 것, 애착이 있던 물건을 버리는 것에 잠깐이라도 고민해본 분들은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애착이 있던 물건을 필요했던 제품으로 만들어 쓰며 스스로 착한 소비자가 되어 사용 기간을 늘린다면 환경보호에 동참하는 것이 된다. 그것을 내가 돕고 싶어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1년간의 홈인테리어를 해왔고 20년간의 패션디자이너로, 또 7년간의 육아에 집중했다. 이 기간에는 아이의 학교에서 재능기부로 독후 활동과 창의력 체험 수업을 했었다.

이런 내 경력과 경험으로 많은 가정에서 버려질 물건들을 소재로 활용해 필요한 제품으로 다시 만들 수 있도록 도와 쓰레기로 버려질 뻔한 물건을 재탄생시킬 수 있다. 예로 아이가 유아 때 내 옷을 아이의 잠옷으로 만들어주었는데 엄마 냄새가 나서 좋다며 닳아 구멍이 난 후에도 아이가 버리지 못하게 했었다.

이제는 더 많은 분께 업사이클링을 접하고 동참하는 기회를 나누고 싶었다. 바더만은 ‘바느질을 더해서 가치를 만들다’라는 문장의 줄임 표현이다. 이곳에서는 재활용이 아닌 새활용. 즉, 업사이클링으로 버려질 아이템에 개개인의 개성을 살린 아이디어와 자연 친화적인 재료를 더해 실용성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Q. 바더만의 주 서비스를 소개해 주십시오.
A. 바더만은 천연염색 제품, 업사이클링한 제품을 개발 및 판매한다. 그리고 공방운영을 통해 원하는 아이템을 만들 수 있도록 바느질 교육을 하고 있다. 기존 공방에서의 수업뿐만 아니라 본인의 버려질 옷이나 가방 장식 등을 재료로 활용하고 린넨, 면과 같은 자연 친화적인 소재와 바느질을 더해 가방, 옷, 주방 장갑, 쿠션 등 실생활에 필요한 제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업사이클링을 할 수 있다. 나아가 화학염색이 아닌 천연염색을 한 원단을 활용해 아이템을 만들 수 있다.

향후 기후 변화 등 지구환경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프라이탁이나 누깍처럼 큰 기업에서는 오히려 개개인을 위한 취향을 반영하기란 쉽지 않고 가격대도 높은 편이다. 따라서 특정한 제품을 구매하기보다 직접 만들어 보면 더 애착이 가는 나만의 명품이 되어 가치 있는 소비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아이와 함께하는 수업을 진행하여 환경, 기후 변화와 관련 있는 그림책을 읽어주고 독후 활동으로 가방 등을 만들어 보며 업사이클링과 친환경을 생활화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이러한 수업은 아이를 키우고 있는 35~45세 부모 중 친환경에 관심이 많고 직접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만, 방법을 모르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 또한, 자기 계발에 열의가 있고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여성이나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있어 제로웨이스트와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사람도 대상이다. 개성 있는 디자인을 좋아하고 세상에 하나뿐인 핸드메이드 제품을 선호하는 사람들께도 추천한다.

▲ 의정부 바더만 주요 포트폴리오
▲ 의정부 바더만 주요 포트폴리오

Q. 바더만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나는 한번 쓰고 버려지는 것에 고민이 많아 잘 버리지 못한다. 한 번이라도 더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일회용품 사용하기를 꺼려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니며 텀블러를 가방에 항상 가지고 다닌다.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고 그린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지만, 아직 환경운동가는 아니다. 기후 변화로 지구의 평균기온이 지금보다 1도가 높아졌을 때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게 된다는데 이런 결과들이 환경과 절대 무관할 수 없는 일이다.

1도가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이가 39도로 열이 난다고 생각해보시면 된다. 1도가 더 오르면 40도다. 누구나 심각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지구도 같다. 그래서 나는 지구사랑은 아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휴지로 베어지는 나무가 많고, 물티슈에는 플라스틱이 들어있다. 이런 일회용 대신 빨아 쓸 수 있는 무표백, 무형광, 강화소창으로 소창 휴지를 만드는 등 일회용품을 대체할 제품을 고민하고 만든다. 지구에도 해롭지 않다면 나와 아이가 써도 무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생각들을 행동으로 옮기고 선한 영향력으로 함께 할 사람들을 만들고 같이 하고 싶다. 지금은 1인 창업자로 공방과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지만, 생각이 같은 사람들과 모여 함께 일하고 싶다.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미비할지 모르지만, 한마음 한뜻으로 뭉친 사람들이 많아져 지금보다 나은 환경에서 우리 아이들이 자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한번은 아토피가 있어서 힘들어하던 아이를 위해 항균 기능이 있는 쪽으로 염색한 면 티셔츠를 구매하신 분이 있었다. 아이가 부드럽고 좋다며 가족 커플룩으로 입고 싶다고 다시 주문 주셨을 때 감사하기도 하고 아이템으로 선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또 한 번은 카페 사장님이 테이블보를 만들어 가시며 갖고 있던 테이블보 사이즈를 리폼해 생긴 자투리 원단으로 컵받침을 만들어드렸다. 그분께서 그냥 버리고 간 건데 이렇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셨다며 너무 잘 애용하시더라. 또 오시는 손님들께 만들어진 과정을 설명하고 자랑하는데 그럼 모두 ‘와~’하고 감탄한다고 하셔서 뿌듯했다.

소창으로 행주를 만들어 가신 고객님은 너무 아까워 행주로 사용하지 못하고 물을 많이 쓰는 손을 닦고 있는데 너무 좋다며 연락을 주셨다. 그런 연락을 받았을 때 실용성 있는 아이템을 개발해야겠다는 맘이 더 커졌다. 마지막으로, 딸아이를 둔 엄마가 잘 입지 않는 원피스에 디자인을 더해 앞뒤 기장을 달리하고 소매 부분도 리폼해 가셨는데 따님이 보더니 가져가서 입었다는 말씀을 듣고 기뻤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핸드메이드잖아요”라며 그 가치를 알아주실 때 감사했다.

Q. 직접 만든 제품으로 크라우드 펀딩에도 참여하신 적이 있으시다던데?
A. 텀블벅 사이트를 이용해 스카프를 펀딩한 적이 있다. 지구에 이로운 브랜드가 되고 싶은 바더만의 생각을 화학염색이 아닌 천연염색으로 가을 하늘을 스카프에 담아 보았다. 기본바탕은 쪽풀을 이용했고 연분홍은 꼭두서니, 노랑은 양파와 메리골드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적인 소재에 자연의 재료로 염색을 더한 건강한 천연염색스카프다. 스카프의 소재는 텐셀로 유칼립투스 나무 추출물로 만들었으며 수분함유량과 흡수성이 뛰어나고 섬유구조가 매끄러워 민감한 아기 피부에도 효과적이다.

블루 염색에 쓰인 쪽은 항염, 항균 기능이 있는 천연 염색재료다. 핑크 염색에 쓰인 꼭두서니는 쪽과 함께 가장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온 천연염색 재료로 지혈, 관절염, 월경불순, 만성기관지염 등에 쓰였던 약재다. 옐로우 염색에 쓰인 양파껍질에는 항산화 작용, 고지혈증, 감기, 코막힘에 좋으며 메리골드에는 결막염, 대장염 등 다양한 항산화제 성분이 들어있다. 이 경험은 내 아이에게 유기농을 먹이고, 입히려면 그 아이가 살아갈 지구도 생각해야 함을 알게 해주었고 재료가 자연에서 얻어져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더 커졌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20여 년간의 패션디자이너로 일했던 노하우와 살림과 육아를 하며 생긴 경험들을 토대로 창업을 고민했다. 창업자금은 경기도일자리재단의 여성능력개발본부의 교육과 도움으로 신사업창업사관학교와 생활혁신형 아이디어에 지원하여 확보했다. 쉽지 않고 짧지 않은 시간을 지나 지금의 공간을 만들고 창업하게 되었는데 생각을 행동으로 바꾼 것이 제일 큰 노하우가 아닐까 생각한다.

Q. 바더만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업사이클링은 지구의 생존과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며 전 세계적으로도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바더만 역시 지역 내 작가님들과 협업하여 친환경적인 업사이클링 제품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엣씨등 해외플랫폼에도 함께 진출할 계획을 하고 있다. 우선은 나의 경험과 노력으로 더 많은 사람이 쓰레기로 버리지 않고 업사이클링 방법을 알리고, 바느질을 더해 고객에게 필요하고 지구에 이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이 작은 목표다. 나아가 나와 생각이 비슷한 분들과 함께 사회적기업인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다.

그리고 병행해서 놓칠 수 없는 부분이 바느질의 즐거움이다. 그 일환으로 바느질키트도 만들 계획인,데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바느질의 재미와 자신만의 잇템을 만들었다는 즐거움을 느끼며 더불어 업사이클링에 대한 생각이 자연스레 키워질 것으로 기대한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아이와 함께할 미래를 생각한다면 환경을 떼놓고 말할 수가 없다. 화학에너지를 줄여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 플라스틱 쓰레기 섬을 줄여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의 작은 발걸음이 모여 큰 발자국이 되도록 안 입는 옷이나 가방 등을 쓰레기로 버리지 마시고 필요한 제품으로 함께 업사이클링하길 바란다. 취미로 시작하실 분, 공방창업을 꿈꾸시는 분, 모두 도와드리겠다. 앞으로도 개선에 앞장서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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