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휘 기자] ※본 콘텐츠는 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사자성어(四字成語, 고사성어)를 소개하며 그 유래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기사입니다.

성 안에 사는 ‘여우’와 사당에 사는 ‘쥐’

왕의 곁에 있는 간신의 무리나 권력에 기대어 사는 무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사진/Flickr]
[사진/Flickr]

‘사자(四字)야! 놀자’ ‘성호사서(城狐社鼠)’입니다.
→ 성 성(城) 여우 호(狐) 모일 사(社) 쥐 서(鼠) 

‘성호사서(城狐社鼠)’란 

성 안에 사는 ‘여우’와 사당에 사는 ‘쥐’라는 뜻으로 몸을 안전한 곳에 두고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나 임금 곁에 있는 간신을 말할 때 쓰는 말입니다.

‘성호사서(城狐社鼠)’ 이야기

<진서> ‘사곤전’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산동 지방의 면문세가 출신인 왕돈은 동진의 원제 때 대장군을 지냈습니다. 왕돈의 세력이 점점 커지면서 양쯔강 상류 지역까지 장악하자 원제는 유외와 대연을 진북장군에 임명해 왕돈을 견제하고자 했죠. 그러나 원제의 의도를 간파한 왕돈은 반란을 일으켜 수도인 건강으로 진격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왕돈은 이에 대한 구실을 만들기 위해 참모인 사곤을 불러 말했습니다.

“유외는 아주 간악한 자이기 때문에 나라에 해를 끼치고 있다. 내가 이 자를 황제 곁에서 제거해 나라에 보답하고자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사곤은 “유외는 화를 불러올 자이기는 하지만 성곽에 사는 여우나 토지묘에 사는 쥐와 같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이는 성곽 틈에 굴을 만들어 살고 있는 여우를 잡으려고 여우굴을 뒤지려다 성곽을 무너뜨리게 될 것이 염려되고 토지묘에 사는 쥐를 불에 태워 죽이려다 묘당을 훼손시킬 위험이 있어 제거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왕돈은 우려가 되었지만 결국 반란을 일으켰고 원제는 왕돈에게 화해를 요청했습니다. 왕돈은 자신에게 맞섰던 대신들을 제거하고 호북으로 돌아왔습니다.

제거하기 쉽지 않은 ‘성호사서(城狐社鼠)’

성호사서는 성 안에 사는 여우와 사당에 사는 쥐라는 뜻으로 몸을 안전한 곳에 두고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나 임금 곁에 있는 간신을 의미합니다. 항상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자기 이익을 챙기려는 성호사서는 존재합니다. 이를 제거하기가 쉽지만은 않지만 권력자가 간신들의 말에 휘둘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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