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경영에 상당한 어려움으로 위기에 빠져 있는 쌍용차. 다행히 쌍용자동차에 대한 ‘P플랜 돌입’이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있는 국가 인도의 인도중앙은행(RBI)의 승인되면서 일단 엉킨 실타래 한 가닥을 풀게 되었다.

P플랜(pre-packaged plan)이란, 법정관리의 강제력 있는 채무조정과 원활한 신규 자금 지원이 가능한 워크아웃을 혼합한 구조조정 방법 중 하나이다. P플랜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채무자회생법) 개정으로 지난 2016년 9월 도입되었다. 회생절차로 인해 발생하는 기한이익상실에 따른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것이 P플랜의 목적이다. P플랜(pre-packaged plan)의 사전적 의미는 판매 전 포장한다는 뜻으로, 사전에 계획안을 준비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P플랜은 법원이 기존의 빚을 신속히 줄여 주면 채권단이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조정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채권단이 부실기업에 대한 사전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하면 법원이 2~3개월 동안 강제적으로 초단기 법정관리를 거친다.

지난 10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이날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로부터 "RBI가 마힌드라의 쌍용차 보유 지분 감자를 승인했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문에는 쌍용차가 단기법정관리인 P플랜 돌입을 위해 마힌드라의 지분 75%를 25% 수준으로 낮추는 감자를 제안한 것에 동의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마힌드라는 쌍용차의 P플랜 돌입을 위한 지분 및 채권 삭감을 동의하는 조건으로 RBI의 승인을 내걸었다. 하지만 그동안 인도 정부는 마힌드라의 감자에 대해 자국 기업의 해외 보유 지분 매각시 제한선(25%)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불허해왔다. 이 때문에 쌍용차의 새 주인 찾기도 난항을 겪었으나, 이번에 RBI가 예외적으로 감자를 승인해줌에 따라 쌍용차의 P플랜 돌입도 일단 한고비를 넘긴 셈이 됐다.

쌍용차는 RBI 승인을 토대로 HAAH오토모티브와 투자 계약을 맺고, 회생 계획안을 전체 채권자에게 공개해 P플랜 돌입을 위한 동의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P플랜에는 감자를 통해 대주주인 마힌드라 지분율을 낮추고 HAAH오토모티브가 2억5천만달러(약 2천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51%)로 올라서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HAAH오토모티브가 쌍용차 인수를 최종적으로 확정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HAAH오토모티브는 쌍용차의 새 주인이 되려는 의지가 강하기는 하지만 3천700억원 규모의 공익 채권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AAH오토모티브는 일단 RBI 승인과 쌍용차의 회생 계획안 등을 놓고 투자자를 설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HAAH오토모티브의 메인 전략적 투자자(SI)는 캐나다 1개사이고, 금융투자자(FI)는 중동 2개사인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쌍용차 내부적으로는 이달까지 P플랜 돌입을 위한 준비를 마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목표대로 일정이 진행될 수 있을지는 HAAH오토모티브와의 협상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만약 HAAH오토모티브와의 투자 계약이 틀어지고 P플랜이 무산되면 쌍용차가 법정 관리를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 최악의 경우 쌍용차가 파산하며 협력업체마저 악영향을 받으며 줄도산까지 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어 업계는 심각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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