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여행을 다니며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돈이다. 음식을 먹든 잠을 자든 다 돈이 나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여행객이 돈을 아낄 수 있다면 최대한 아끼며 여행을 다니게 된다. 그런데 돈이 없다 하더라도 해외여행을 할 때 정원과 마당이 딸린 대저택에 머물 수 있는 ‘하우스 시팅’이 있다.

‘하우스 시팅’은 집 주인이 휴가나 출장 등으로 집을 비우는 동안 여행자가 집과 반려동물을 관리하는 대가로 무료로 집에 머무는 서비스를 말한다. 여행자는 숙박비를 아끼며 여행할 수 있어 좋고 집주인은 반려동물에 대한 걱정 없이 휴가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래된 주택의 경우는 장기간 수도나 전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여러 나라에서 하우스 시팅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하우스 시팅은 집 관리라는 의무가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일부 집주인은 반려동물이나 화초 관리, 그 이상의 집 관리를 계약 사항에 넣어두기도 해 여행자는 하우스 시팅 계약 시 조건들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하우스 시팅은 주로 중개 사이트를 통해 이용되며 여행자와 집을 돌봐줄 사람을 여러 단계에 걸쳐 매칭해주는 시스템이다. 대표적인 기업인 영국의 ‘트러스티드하우스시터(TrustedHousesitters)’가 있으며 여행자와 집주인이 약간의 가입비를 내면 이용할 수 있다. 

창업자 앤디 픽은 지난 2010년 사람이 집을 비울 경우 반려동물을 돌봐 줄 믿을 만한 사람을 찾고자 하는 수요가 있다는 것에 착안해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세계적인 하우스시팅 네트워크로 성장해 매달 50만명 이상의 사람이 사이트를 방문하고 있다.

주인은 여행이나 출장으로 집을 비우는 기간, 집과 반려동물 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사이트에 등록하고 여행자는 자신이 가고 싶은 여행지와 자신의 소개를 올리면 서로 맞는 사람을 찾아 매칭하는 방식으로 계약이 성사된다.

트러스티드하우스시터에 따르면 여행자들은 미리 추천서나 범죄기록, 반려동물 돌봄 능력과 경력에 관한 정보, 동영상 프로필 등 자신을 검증할 수 있는 정보를 집주인에게 최대한 제공해야 계약이 성사될 확률이 높아진다.

물론 주의해야 하는 점도 있다. 멋진 집이라고 무작정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집의 위치나 집주인이 요구하는 사항을 꼼꼼히 살펴본 후 지원해야 한다. 집이 도심에서 많이 떨어져 있으면 불편함을 겪을 수 있고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수영장이나 정원 관리가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집주인이 원하는 대로 정말 관리를 할 수 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집이라는 공간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이러한 문화가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장기 여행자에게 하우스 시팅은 이미 흔한 일이 되었다.

잘만 찾아본다면 마당이 딸린 정원도 나의 휴양지가 될 수 있는 ‘하우스 시팅’. 단순히 개나 고양이뿐만 아니라 알파카나 소 등 이색적인 동물을 돌보는 경우도 있어 색다른 해외여행을 즐길 수도 있다. 단, 다른 사람의 반려동물을 내 동물처럼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만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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