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사회적 거리두기, 언택트, 비대면...코로나19 감염병은 우리 일상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외출과 만남, 심지어 정상적인 근무와 학습까지 어렵게 만들었고 우리는 일상의 대부분을 집에서 단출 하게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었다. 잠깐은 괜찮았다. ‘곧 끝날 거야!’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코로나19 전염병은 선진국의 의료시스템마저도 비웃듯 무섭게 확산했고 ‘잠시만 떨어져있자’는 약속은 어느 덧 일 년도 넘은 약속이 되어버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감염병 자체의 문제 이외에 경제가 무너지기 시작했고, 많은 사람들은 근무 시간이 줄면서 급여를 더 적게 받거나 심하게는 직장을 잃기도 해야 했다. 이런 일이 있다고 해서 각종 모임을 통해 위로를 받을 수도 없었다. 주소지가 다른 가족들과도 만나기 어려운 실정에서 말이다. 결국 코로나19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병들게 하며, ‘코로나 블루’ ‘코로나 레드’ 라는 신종어까지 등장하게 이르렀다. 백신과 치료제 말고도 ‘위로’와 ‘테라피’가 절실한 상황인 것이다.

이처럼 집에서 거주하는 시간이 증가하고, 많은 사람들이 ‘위로’를 찾는 지금 방송가에서는 ‘예능 테라피’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아무래도 집에 머무르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매체가 TV다 보니 시청률을 잡기 위한 경쟁이 이어졌고, 발 빠르게 상황을 캐치한 방송사들은 ‘예능 테라피’ 방송을 제작해 시청자에 위로를 줌과 동시에 쏠쏠한 재미까지 챙기고 있다.

‘예능 테라피’는 말 그대로 예능과 테라피(therapy)가 합쳐진 말로 예능을 통한 마음 치료를 말한다. TV는 참 우리와 친숙한 매체이다. 오랜 시간동안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TV라는 매체는 많은 가정에 여전히 한 자리를 차지하며 웃음과 감동 그리고 여가를 담당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TV는 더욱 우리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마스크를 벗고 마음껏 웃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 되어주기도 한다. 이에 방송가에서는 치유와 웃음에 집중한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시청자의 니즈를 만족시키고 있다.

사실 코로나19가 심화하면서 방청객이 필요한 프로그램들이 많던 방송가 역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오히려 이를 기회로 바꾸면서 화상 프로그램을 통한 방청객을 등장 시켰고, 프로그램의 색깔 역시 단순한 웃음과 감동을 넘어 테라피적인 요소를 가미하기 시작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예능 테라피는 아무래도 JTBC에서 선보였던 ‘비긴어게인’이 아닐까 싶다. 기존에는 해외 여행지에서의 버스킹을 통해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줬다면, 비긴어게인 코리아 등에서는 코로나19로 치유가 필요한 공간에서 감동적인 라이브 공연을 통해 치유를 선사했다. 거리두기를 지키며 직접 공연에 관람하기도, 또 자동차 관객석을 마련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가 하면, 코로나가 집어삼켰던 한 병원을 찾아 공연을 하며 위로를 선사했다. 직접 관람했던 관객은 물론 시청자들 역시 방송을 통해 심심한 위로를 얻을 수 있었다.

그 외에 코미디 방송 역시 그들만의 방식으로 어려움을 타파하며 여전히 시청자를 웃게 하고, 먹방 방송들은 혼자 또는 조촐하게 식사를 해야 하는 시간이 많아진 시청자들의 좋은 밥 동무가 되어 주기도 하다. 그밖에 다양한 예능 방송들은 시청자의 추억을 소환하고 웃음을 유발하며 거기서 얻어진 수익을 기부하는가 하며 안방극장에 잔잔한 ‘예능 테라피’가 되어 주고 있다.

TV를 한 때 ‘바보상자’라고 했던가.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다. 무거운 마음을 잠시나마 잊고 마스크를 벗은 채 껄껄 마음껏 웃게 해주는 ‘위로 상자’가 지금의 TV 기능이 아닌가 싶다. 더욱 양질의 ‘예능 테라피’ 방송이 많이 제작되어 어려운 시기 속에 희망과 감동 그리고 치유가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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