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최근 불안한 정세 때문인지 각 국가에서 사상 초유의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러시아에서 대규모 시위가 촉발했는데, 발화점이 된 것은 바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호화 궁전' 의혹이 제기되면서 부터다. 푸틴의 ‘호화 궁전’ 의혹을 받은 러시아 흑해 연안의 고급 리조트는 지난 27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의해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된 사실이 확인되어 의혹을 더욱 짙게 하고 있다. 이 리조트의 존재는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폭로로 알려졌다.

알렉세이 나발니는 러시아의 야권 지도자로 그간 푸틴 대통령을 비판해온 상징적 인물이다. 그러던 와중 지난해 8월 이유를 알 수 없는 독극물 중독 증세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독일에서 치료 뒤 이달 17일 러시아로 귀국했으나 귀국 즉시 체포되었다. 나발니는 체포 이후에도 SNS(소셜미디어)로 푸틴 대통령의 호화판 리조트 비밀저택과 숨겨진 딸의 호화 생활 등 폭로하는 동영상을 공개하고 비판 행보를 이어가면서 대대적인 시위가 촉발됐다.

러시아에서는 독극물 테러를 극복하고 러시아로 귀국하자마자 체포된 야권 운동가 나발리. 우선은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그리고 시위의 발단은 나발리의 체포에 대한 항의였지만 현장에선 푸틴 정권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 나오면서 과열되었다. 이에 경찰이 곤봉을 휘두르며 강제 해산에 나서면서 부상자가 속출했고, 현지 인권단체는 9백여 명이 연행되었고 시위현장에서 나발리의 부인도 체포됐다.

시위가 확산하자 러시아 당국은 코로나19를 이유로 집회를 불허 했다. 그리고 경찰의 강경진압이 가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러시아 전역 70여 개 도시로 확산 됐는데, 이번 시위는 지난 2018년 연금 수령 나이를 늦추는데 반대하는 시위 이래,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더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 규모는 더욱 늘어 지난 23일 러시아 전국 110개 이상 도시에서 11만명 이상이 나발니 석방 촉구 시위에 참가해 3천500명 이상이 체포됐다. 모스크바에서만 2만 명 이상이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나발니 추종자들의 시위가 확산하자 러시아 통신 당국이 나발니의 석방 지지 시위와 관련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들에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자국 내 SNS 기업들이 미성년자들을 향한 부적절한 시위 홍보물을 제대로 차단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보다 더욱 근본적인 이유는 SNS는 투옥 중인 나발니가 활용할 수 있는 '최대 무기'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실제 나발니 측은 SNS를 활용해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다양한 의혹을 폭로하고 있다.

이와 같은 러시아 내에서 광범위한 시위가 이어지고 인명피해가 속출하는 등 갈등 양상이 짙어지자, 미국과 유럽 등 서방권 국가들이 연일 나발니 문제를 거론하며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내정간섭이라고 일축하며 강한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러시아 당국은 코로나19 대규모 전파 우려를 이유로 대규모 집회를 불허했다. 반면 나발니의 지지자들은 앞으로도 집회를 열 예정이어서 이로 인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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