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그간 웹툰 원작의 드라마가 다양하게 안방극장을 찾았다. 그러나 원작의 독자도 시청자도 만족시키지 못하며 아쉬운 종영을 맞이해야 했다. 그런데 최근 웹툰 원작의 드라마들이 특유의 완성도를 자랑하며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그 대표작은 화제 몰이에 성공한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이다.  

K-크리처극을 표방하는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송강 분)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 그린홈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스위트홈'은 재개발 대상인 낡은 아파트 그린홈 주민들이 욕망으로 인해 괴물로 변해가는 사람들 속에서 끝까지 인간으로 남기 위해 벌이는 사투를 그려낸다.

‘스위트홈’은 지난 18일 공개된 후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70개국 이상에서 톱(TOP) 10위 안에 드는 인기 콘텐츠로 자리 잡는 등 인기 고공 행진 중이다.

총 10부로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인 스위트홈은 이응복 PD가 연출을 맡고, 3천500평의 대형 세트장에 회당 제작비로만 30억원이 투입돼 상대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그리고 '스위트홈'. 앞선 세 작품과는 확연히 거리감이 느껴지는 넷플릭스 크리처극 '스위트홈'을 연출한 이응복 PD는 스스로도 "도전"이었다고 전한다.

배우 송강과 이진욱, 이시영, 이도현 등이 출연하는 스위트홈은 우선 연기자들의 열연이 빛을 발휘한다. 잘 알려진 배우들 외에도 새로운 얼굴들이 원작 캐릭터에 찰떡 매칭 되는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의 몰입도를 올리는데, 은둔형 외톨이에서 괴물의 출현과 함께 문밖을 제 발로 나서는 현수 역의 송강은 기괴함 속에 특유의 순수한 눈빛이 시청자의 마음을 자극한다.  

특히 괴물이지만 인간성을 잃지 않은 캐릭터를 그대로 구현한 송강의 연기는 시청자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으며 차세대 스타를 예고하고 있다. 필자는 어두운 인간 내면을 그리는 작품에 거부감을 느낀다. 때문에 극 초반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전형적인 은둔형 외톨이 현수의 등장에 시청을 관두려 했다. 하지만 욕망으로 가득 찬 괴물의 등장에 아래층 ‘아이들을 구하겠다’며 제 발로 위기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초반 전개는, 절망과 기괴함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욕망과 자괴감을 이겨내고 현실을 극복하려는 ‘파이팅’이 엿보여 스위트홈의 시청을 이어가게 만들었다.  

이에 대해 이응복 PD 역시 “욕망으로 인해 괴물이 된다는 발상 자체가 너무 참신해 영상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습니다.”라며 “동시에 원작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인간을 따뜻하게 보는 시선을 가미하고 싶었다. 저도 원래는 크리처극을 잘 보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원작이 훌륭해 판타지극으로 확장해봤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웹툰 속 배경과 캐릭터들을 실사화하면서 최대한 기존 이미지를 생생하게 살렸다는 평을 받는 ‘스위트홈’. 겉으로 보면 스위트홈은 인간이 괴물과 사투를 벌이는 자극적 장르인 크리처극이다. 하지만 그 속성을 놓고 보면 단순하게 외향으로 인간과 괴물을 구분하기 어려운 '인간다움'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주기도 한다.

이러한 자극성과 심오함을 갖춰서일까. 뜨거운 인기 속에 넷플릭스 방영 중에 있으며 벌써 시즌2에 대한 요청도 빗발치고 있는 상황. 괴물과의 사투보다 인간들끼리의 폭력이 더 무섭다는 걸 그리며 ‘인간다움이 뭘까’라는 질문을 하게 하는 스위트홈의 세계적인 흥행질주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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