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지난 7월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파이어족’을 주제로 직장인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30대 직장인 3명 중 1명은 조기은퇴를 목표로 일하는 ‘파이어족’으로 알려졌다.

‘파이어족’이란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경제적 독립, 조기 은퇴)의 영문 앞글자를 딴 용어다. 파이어족은 30대 말이나 늦어도 40대 초반까지는 조기 은퇴를 하겠다는 목표로 회사 생활을 하고, 은퇴자금 마련을 위해 20대부터 은퇴 자금을 마련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파이어족 열풍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젊은 고학력·고소득 계층을 중심으로 확산됐고,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젊은층 사이에서 더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들은 조기 퇴사를 목표로 수입의 70~80%정도를 저축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절약을 실천한다.

얼마 전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본인이 파이어족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27.4%가 ‘그렇다’고 답했고, 여성(23.8%)보다 남성(32.4%)이, 20대(21.3%)보다는 30대(29.5%)에서 응답 비율이 높았다.

그렇다면 파이어족들의 목표는 무엇일까? 가장 많은 응답을 받은 항목에는 ’사업ㆍ창업’(33.1%)이었고, 다음 ’부동산, 주식 등 투자’(20.6%), ’인생 2모작, 노후준비’(20.0%) 등이 뒤를 이었다. 그리고 ’특별한 계획 없음’을 꼽은 비율도 23.8%로 파이어족 4명 중 1명은 은퇴 이후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았다.

한편 파이어족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들도 있었다. 중소기업에 재직하는 사람들의 경우 매달 월세, 생활비 등 고정비용을 제외하고 나면 저축할 돈도 모자라는데, 애초에 연봉이 높은 사람들에 한해서만 파이어족이 가능한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파이어족 응답자들의 월평균 급여는 267만원이었는데, 그 중 41.4%를 저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저축금액은 110만 5천원으로 집계됐고, 이외에 용돈비율은 월 급여의 22.0%로 저축비율의 절반에 그쳤다.

한때 욜로(YOLO)를 외쳤던 미국 청년들의 모토는 이제 파이어족으로 변화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미국 뉴욕의 금융 중심지라 불리는 월스트리트의 고소득 청년들이 공유하던 사고방식이 전체 청년층으로 퍼진 것이다.

그러나 저축하는 것만으로 긴 은퇴생활 동안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어려운 만큼 파이어족의 핵심은 돈을 수십 배로 불리는 재테크에 있다. 때문에 요즘에는 직장인뿐만 아니라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주식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평균수명 100시대에 접어든 만큼, 성공적인 조기 은퇴를 위해서는 치밀한 재무 설계는 물론 사회적인 능력과 각자 경제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안이 뒷받침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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