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대한가정의학회는 지난달 22일 대한가정의학회 40주년 기념 추계 연수강좌에서 ‘코로나19와 일차의료’를 주제로 특별 세션을 개최했다. 교수들의 발표와 패널토론이 이어졌으며 한 교수는 ‘주치의 제도’를 일차의료의 핵심요소로 꼽았다. 그리고 환자의 건강향상에 기여함은 물론 지역 민·관 협력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치의 제도’는 고혈압이나 당뇨 따위에 시달리는 만성 질환자와 65세 이상 노인이 동네 의원 중 한 곳에 전담 의사를 지정해 두고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평소에는 건강 상담을 받고 병이 생기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심각한 병이라면 전담 의사가 2차 병원이나 3차 병원에 진료 의뢰를 하지만 외국의 경우처럼 반드시 의사를 지정할 필요는 없다. 보통 주치의를 높은 사람을 진료하는 모습으로 알고 있지만 대표적으로 쿠바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는 일반인들에게 공식적으로 주치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주치의 제도는 개인과 가족에게 일상적으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아팠을 때는 적절한 정보와 진료를 제공해 준다. 또한 전문 의료기관이나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할 경우 체계적으로 연계해주는 역할을 하며 보건 관련 자료나 정보 등을 필수적으로 제공한다. 

이 제도는 나와 가족의 건강 정보가 주치의 파일에 축적되기에 종합적인 건강 평가와 관리가 가능하고, 중복 검사와 과잉 진료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또한 병원에 오기 어려운 환자의 방문 진료도 가능하다.

아직 국내에서는 주치의 제도에 대한 인식이 저조한 가운데 지난달 4일 녹색소비자연대는 주치의 제도 도입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공개했으며 소비자 10명 중 9명꼴로 주치의 제도에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는 조사기관 마크로밀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 7월 17~21일 전국 만 20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주치의 제도 도입을 위한 대국민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주치의 제도와 관련해 87.4%가 도입에 찬성(긍정 76.1%, 매우 긍정 11.3%)했으며 제도가 시행된다면 74.8%가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주치의 제도가 실시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내 건강을 책임지고 관리해주는 전문 의사의 필요성이 35.6%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연속적으로 포괄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12.3%로 많았다. 또 치료뿐 아니라 예방과 건강증진 서비스의 필요성이 12.0%로 뒤를 이었다.

‘주치의 제도’는 일차의료의 핵심요소로 환자의 건강향상에 기여함은 물론 지역 민·관 협력의 중심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역사회 중심의 일차의료체계가 확립되면서 2차, 3차 의료기관으로 연결되는 의료전달체계로 정립되기에 정부 지원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보건의료 서비스가 구현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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