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인생에서 온전히 행복한 기억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대부분은 행복한 순간보다 힘들고 어려운 순간이 더 많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애써 힘들었던 기억들을 지우려고 노력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 기억을 지우려다 나도 모르고 지나쳤던 행복한 추억을 잊고 지내게 된다. 그 따뜻함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 <이터널 선샤인>이다. 

<영화정보>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2004)
드라마, 멜로/로맨스, SF // 2005 // 미국
감독 – 미셸 공드리
배우 –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커스틴 던스트, 마크 러팔로, 일라이저 우드, 톰 윌킨슨 

<사랑은 그렇게 다시 기억 된다>  
아침에 일어난 조엘(짐 캐리)은 어쩐 일인지 회사를 째버리고 몬톡으로 향하는 기차를 타고 가게 된다. 무언가 허망하고 허전한 마음을 달래 보고 싶긴 하지만 낯선 여자와는 눈도 마주치지 못할 정도로 숫기가 없기 때문에 희망만 품을 뿐이다. 

헤어진 나오미도 떠올려보지만 이내 단념하고, 처음 본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슬렛)과 마주치게 된다. 그렇게 호감을 느낀 둘은 꽁꽁 언 밤 호수를 보고 온다. 

... 사실 클레멘타인과 조엘은 이미 깊은 연인 사이다. 둘은 사랑이 식어버려 재생불능의 상태에서 심하게 싸운 뒤 클레멘타인은 기억을 지워주는 병원을 찾아가 조엘과 관련된 기억을 지워버린 것을 조엘이 알게 된다. 홧김에 조엘도 기억을 지우기 위해 준비를 하고 수면상태에서 가장 최근의 기억부터 클레멘타인을 처음 만났을 때로 돌아가며 기억을 하나씩 지워간다.
 
처음 둘이 지운 기억의 대부분은 싸운 기억이다. 서로를 경멸하고 후회하고 싸운 기억을 더듬으며 조엘은 "이제 이 기억도 오늘 밤이면 끝이야!!!" 하고 기억 속의 클레멘타인에게 소리친다. 그리고 기억은 계속 거슬러올라가 서로에게 진실하게 여린 마음을 보여준 순간, 짓궂게 서로에게 장난치던 순간을 지워가며 조엘은 박사에게 시그널을 보낸다. 

"이 기억은 남겨줘요!!" 하지만 그 신호는 도달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둘의 행복했던 그렇지만 잊고 있었던 기억을 생생하게 거슬러 올라가며 조엘은 소리친다.  "기억을 지우고 싶지 않아!!" 꿈속, 그리고 그의 기억 속에서 조엘은 클레멘타인에게 같이 도망치자고 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   
- 기억 그리고 사랑 

영화가 말 하는 기억과 추억 그리고 사랑의 방법은 조금 독특하다. 영화에서 말 하는 기억은 과거의 추억 등과 같은 불분명한 개념이 아니라 말 그대로 ‘기억 그 자체’다. 

인생에서 지우고 싶은 기억,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막상 하나씩 지우다보면 그 속에는 우리가 진정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들까지 지워지게 된다. 미움과 증오라는 감정으로 잠시 잊고 살았던 그 기억인 것이다. 우리의 기억은 모두 소중한 것이다. 행복한 순간이든 슬픈 순간이든 힘든 순간이든 말이다. 

- 지운다고 지워지는 것이 아닌 것들 
무엇을 지우고 싶은가. 왜 그렇게 지우고 싶은가? 그리고 지운다고 그것이 모두 지워지는 것일까? 영화는 이 질문을 계속해서 되새기게 하고 생각하게 만든다. 추억이 먼저 일까 기억이 먼저일까. 같은 단어인 듯싶지만 같지 않은 의미들. 지운다고 지워지는 것이 아닌 것들에 혹시 우리는 너무 메달려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추억과 기억 그리고 사랑과 인생. 단순한 사랑을 넘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하는 영화 <이터널 선샤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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